내연기관과 전기모터 함께 쓰는 차
주행 환경 적합해야 친환경 가능해
-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자동차에 의한 환경 오염과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그 중의 하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과 함께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축전지)를 이용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다. 궁극적인 `그린' 자동차로 알려진 수소나 전기 자동차보다는 못하지만 오염 물질 배출과 연료 소비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자동차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는 일정한 속도로 달릴 때보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더 많은 동력이 필요하다. 그런 사실은 주차 중인 자동차를 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 있던 버스나 트럭이 출발할 때 심한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갑자기 가속 페달을 밟아서 급하게 속도를 높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그런 사실을 근거로 연료 소비와 오염 물질 배출을 줄여보려는 노력의 결과다. 자동차가 출발하거나 급하게 가속을 할 경우에는 오염 물질의 배출이 없는 깨끗한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일정한 속력으로 주행할 때는 기존의 내연 기관을 이용한다. 특히 내연 기관을 이용할 때는 자동차를 움직이고 남은 동력으로 발전기를 가동시켜서 전기 모터를 사용할 때 소비한 전기를 보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공은 일차적으로 전기모터에 필요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의 개발에 달려있다. 현재의 납 배터리는 너무 무겁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충전과 방전 효율이 좋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의 전략적인 선택과 원활한 전환도 중요하다. 모든 것을 운전자에게 맡기는 것은 안전, 승차감, 연료의 효율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자동차의 주행상태에 따라 전략적으로 엔진을 선택하고,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 사이의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주는 자동제어 장치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주행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환경에 더 큰 부담을 주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돼 버린다. 단순히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을 함께 사용한다고 무조건 연료가 절약되고 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선 서울처럼 혼잡한 구간에서만 운행하는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조금도 유리하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는 내연 기관을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배터리의 전기가 모자라서 내연 기관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은 사라져 버린다. 오히려 무거운 배터리와 전기 모터 때문에 연료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나서 보통의 자동차보다 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소통이 잘 되는 고속도로를 주로 운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사정이 된다. 애써 장착한 전기모터를 쓸 필요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혼잡한 도심과 소통이 잘 되는 고속도로를 적절한 비율로 운행하는 경우에만 유용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환경친화적인 그린 자동차라고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행 환경 적합해야 친환경 가능해
-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자동차에 의한 환경 오염과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그 중의 하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과 함께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축전지)를 이용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다. 궁극적인 `그린' 자동차로 알려진 수소나 전기 자동차보다는 못하지만 오염 물질 배출과 연료 소비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자동차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는 일정한 속도로 달릴 때보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할 때 더 많은 동력이 필요하다. 그런 사실은 주차 중인 자동차를 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 있던 버스나 트럭이 출발할 때 심한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갑자기 가속 페달을 밟아서 급하게 속도를 높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그런 사실을 근거로 연료 소비와 오염 물질 배출을 줄여보려는 노력의 결과다. 자동차가 출발하거나 급하게 가속을 할 경우에는 오염 물질의 배출이 없는 깨끗한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일정한 속력으로 주행할 때는 기존의 내연 기관을 이용한다. 특히 내연 기관을 이용할 때는 자동차를 움직이고 남은 동력으로 발전기를 가동시켜서 전기 모터를 사용할 때 소비한 전기를 보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공은 일차적으로 전기모터에 필요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의 개발에 달려있다. 현재의 납 배터리는 너무 무겁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충전과 방전 효율이 좋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의 전략적인 선택과 원활한 전환도 중요하다. 모든 것을 운전자에게 맡기는 것은 안전, 승차감, 연료의 효율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자동차의 주행상태에 따라 전략적으로 엔진을 선택하고,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 사이의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주는 자동제어 장치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주행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환경에 더 큰 부담을 주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돼 버린다. 단순히 전기모터와 내연 기관을 함께 사용한다고 무조건 연료가 절약되고 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선 서울처럼 혼잡한 구간에서만 운행하는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조금도 유리하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는 내연 기관을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다. 배터리의 전기가 모자라서 내연 기관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은 사라져 버린다. 오히려 무거운 배터리와 전기 모터 때문에 연료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나서 보통의 자동차보다 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소통이 잘 되는 고속도로를 주로 운행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사정이 된다. 애써 장착한 전기모터를 쓸 필요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혼잡한 도심과 소통이 잘 되는 고속도로를 적절한 비율로 운행하는 경우에만 유용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환경친화적인 그린 자동차라고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