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 살균력 항생제에 못미쳐
나노 힘빌린 지나친 과장일뿐
국내에서 과장 광고 의혹이 제기되었던 `은나노'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모양이다. 그동안 몇몇 기업들은 은나노가 세탁기, 젖병, 섬유 등에서 탁월한 살균력을 발휘한다고 야단들이었다. 일부 은나노 세탁기에서 세탁물에 검은 자국이 생긴다는 소비자의 불평이나, 충분한 살균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소비자보호원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끄덕하지 않던 은나노의 운명이 궁금하다.
귀금속인 은(銀)이 약간의 살균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은의 살균력은 현대 의학적인 방법으로도 확인이 된다. 실제로 한의학을 비롯한 전통의학에서는 은을 의약품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은의 화합물인 살바르산은(銀)이 매독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다. 그런 은 섭취에 의한 부작용인 `은중독증'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은의 살균효과가 현대의 항생제보다 크게 뒤떨어져서 오늘날에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요즘 `은나노'의 유행은 `나노'라는 첨단 과학용어의 힘을 빌어 은의 살균력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소비자보호원은 이미 `99.9퍼센트의 살균 효과'라는 은나노 세탁기의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판정을 했다.
세탁물을 물에 빨아 잘 말리기만 하면 대부분의 병원균은 죽어버린다. 굳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 비누나 세제를 사용하면 살균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그런 형편에서 굳이 논란이 많은 은나노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는 간단한 상식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감염성 질병에 걸리는 것이 세탁물에 묻어있는 병원균 때문이라는 주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
상식을 벗어난 그런 광고를 앞세운 은나노 세탁기가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세탁기에 사용하는 은나노 입자가 환경에 방출되었을 때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은나노가 자연에 있는 박테리아에게 불필요한 내성을 키워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나노 세탁기의 제조회사에서는 그런 지적이 은나노의 살균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한다. 정말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은나노의 환경적인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은은 화학적인 반응성이 매우 낮아서 자연에서 금속의 은이나 황과 결합한 화합물의 형태로 땅 속에 묻혀있다. 그런 은을 채취해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많은 비용과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옛날부터 은은 값비싼 귀금속으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세탁기에 사용하는 은나노는 그렇게 얻은 은을 다시 작은 입자로 만들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길이 된다. 이번에는 쉽게 이동할 수 없는 땅 속이 아니라 수없이 다양한 수중 생물과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이 살고 있는 수중으로 돌려보낸다. 선진국에서 은나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충분하게 입증이 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설사 은나노가 수중 생물이나 미생물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충분히 크다면 그런 부작용을 감수할 수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도 훨씬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세탁물의 살균력으로는 그런 부작용을 감수할 명분이 될 수 없다.
어렵게 생산한 은을 자연으로 그렇게 허무하게 돌려보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돌려보내고 나면 은을 다시 회수해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도 없다. 결국 은나노 세탁기는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에 어긋나는 제품이다.
나노 힘빌린 지나친 과장일뿐
국내에서 과장 광고 의혹이 제기되었던 `은나노'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모양이다. 그동안 몇몇 기업들은 은나노가 세탁기, 젖병, 섬유 등에서 탁월한 살균력을 발휘한다고 야단들이었다. 일부 은나노 세탁기에서 세탁물에 검은 자국이 생긴다는 소비자의 불평이나, 충분한 살균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소비자보호원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끄덕하지 않던 은나노의 운명이 궁금하다.
귀금속인 은(銀)이 약간의 살균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은의 살균력은 현대 의학적인 방법으로도 확인이 된다. 실제로 한의학을 비롯한 전통의학에서는 은을 의약품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은의 화합물인 살바르산은(銀)이 매독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다. 그런 은 섭취에 의한 부작용인 `은중독증'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은의 살균효과가 현대의 항생제보다 크게 뒤떨어져서 오늘날에는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요즘 `은나노'의 유행은 `나노'라는 첨단 과학용어의 힘을 빌어 은의 살균력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소비자보호원은 이미 `99.9퍼센트의 살균 효과'라는 은나노 세탁기의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판정을 했다.
세탁물을 물에 빨아 잘 말리기만 하면 대부분의 병원균은 죽어버린다. 굳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 비누나 세제를 사용하면 살균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그런 형편에서 굳이 논란이 많은 은나노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는 간단한 상식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감염성 질병에 걸리는 것이 세탁물에 묻어있는 병원균 때문이라는 주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
상식을 벗어난 그런 광고를 앞세운 은나노 세탁기가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세탁기에 사용하는 은나노 입자가 환경에 방출되었을 때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은나노가 자연에 있는 박테리아에게 불필요한 내성을 키워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나노 세탁기의 제조회사에서는 그런 지적이 은나노의 살균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한다. 정말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은나노의 환경적인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은은 화학적인 반응성이 매우 낮아서 자연에서 금속의 은이나 황과 결합한 화합물의 형태로 땅 속에 묻혀있다. 그런 은을 채취해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많은 비용과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옛날부터 은은 값비싼 귀금속으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세탁기에 사용하는 은나노는 그렇게 얻은 은을 다시 작은 입자로 만들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길이 된다. 이번에는 쉽게 이동할 수 없는 땅 속이 아니라 수없이 다양한 수중 생물과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이 살고 있는 수중으로 돌려보낸다. 선진국에서 은나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충분하게 입증이 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설사 은나노가 수중 생물이나 미생물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충분히 크다면 그런 부작용을 감수할 수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도 훨씬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세탁물의 살균력으로는 그런 부작용을 감수할 명분이 될 수 없다.
어렵게 생산한 은을 자연으로 그렇게 허무하게 돌려보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돌려보내고 나면 은을 다시 회수해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도 없다. 결국 은나노 세탁기는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에 어긋나는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