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예측의 한계 '동기화 흐름'
교통체증 유발 운전자 교육 중요
이제 연휴기간 중 고속도로 정체는 조금도 낯선 일이 아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처음으로 구간별 예상 소요시간을 알려주는 `예보관'까지 등장했다. 적중률이 95%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이다.
고속도로의 소통문제는 과학적으로도 무척 흥미롭다. 고속도로의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병목과 사고에 의한 혼잡과 정체는 어쩔 수 없다. 진짜 문제는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고속도로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혼잡과 정체다. 교통량이 많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연휴 기간처럼 차량이 몰려드는 경우 아무 이유 없이 나타나는 혼잡과 정체가 고속도로 전체를 마비시켜 버리기도 한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흐름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교통량이 충분히 적은 경우에 대부분의 자동차가 원하는 속도로 달리게 되는 `자유 흐름'이다. 둘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밀도가 한계를 넘어서면서 나타나는 `혼잡 흐름'이다. 혼잡 흐름에서는 운전자들이 서로를 방해해서 주행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혼잡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임계밀도는 고속도로의 구조적 특성과 운전자들의 통계적 습관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두 가지 유형의 흐름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교통량이 조금 늘어나거나, 소수의 운전자들이 유별나게 운전을 하더라도 흐름의 유형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경우에는 구간별 평균 주행속도를 근거로 예상 소요시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의 밀도가 임계밀도를 넘어서더라도 소통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운전자들이 차선을 지키면서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경우가 그렇다. 교통량은 많지만 소통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도로공사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동기화(同期化) 흐름'이다.
문제는 그런 동기화 흐름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운전자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거나 브레이크를 밟기만 해도 문제가 생긴다. 뒤따르던 자동차들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 사람의 돌출 행동으로 동기화 흐름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면서 골치 아픈 혼잡 흐름이 시작된다.
그렇게 발생한 정체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정체가 후방으로 전해지면서 일파만파(一波萬波)의 파장을 일으키고, 새로운 정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브라질의 나비 한 마리가 일으킨 작은 날개 짓이 중국 베이징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소통 문제가 대표적인 복잡계의 문제가 된다는 뜻이다.
더욱 골치 아픈 것은 그렇게 무너진 동기화 흐름이 다시 회복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기화 흐름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지만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교통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더욱 어려워진다.
교통량이 고속도로의 임계밀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그런 동기화 흐름 때문에 구간별 예상 소요시간을 예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경우와 같은 복잡계의 경우에는 예측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예상 소요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예보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과학적 예측의 한계 때문이다.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추월선으로 주행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말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통체증 유발 운전자 교육 중요
이제 연휴기간 중 고속도로 정체는 조금도 낯선 일이 아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처음으로 구간별 예상 소요시간을 알려주는 `예보관'까지 등장했다. 적중률이 95%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이다.
고속도로의 소통문제는 과학적으로도 무척 흥미롭다. 고속도로의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병목과 사고에 의한 혼잡과 정체는 어쩔 수 없다. 진짜 문제는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고속도로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혼잡과 정체다. 교통량이 많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연휴 기간처럼 차량이 몰려드는 경우 아무 이유 없이 나타나는 혼잡과 정체가 고속도로 전체를 마비시켜 버리기도 한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흐름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교통량이 충분히 적은 경우에 대부분의 자동차가 원하는 속도로 달리게 되는 `자유 흐름'이다. 둘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밀도가 한계를 넘어서면서 나타나는 `혼잡 흐름'이다. 혼잡 흐름에서는 운전자들이 서로를 방해해서 주행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혼잡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임계밀도는 고속도로의 구조적 특성과 운전자들의 통계적 습관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두 가지 유형의 흐름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교통량이 조금 늘어나거나, 소수의 운전자들이 유별나게 운전을 하더라도 흐름의 유형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경우에는 구간별 평균 주행속도를 근거로 예상 소요시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의 밀도가 임계밀도를 넘어서더라도 소통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운전자들이 차선을 지키면서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경우가 그렇다. 교통량은 많지만 소통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된다. 도로공사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동기화(同期化) 흐름'이다.
문제는 그런 동기화 흐름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운전자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거나 브레이크를 밟기만 해도 문제가 생긴다. 뒤따르던 자동차들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 사람의 돌출 행동으로 동기화 흐름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면서 골치 아픈 혼잡 흐름이 시작된다.
그렇게 발생한 정체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정체가 후방으로 전해지면서 일파만파(一波萬波)의 파장을 일으키고, 새로운 정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브라질의 나비 한 마리가 일으킨 작은 날개 짓이 중국 베이징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나비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소통 문제가 대표적인 복잡계의 문제가 된다는 뜻이다.
더욱 골치 아픈 것은 그렇게 무너진 동기화 흐름이 다시 회복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기화 흐름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지만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교통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더욱 어려워진다.
교통량이 고속도로의 임계밀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그런 동기화 흐름 때문에 구간별 예상 소요시간을 예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경우와 같은 복잡계의 경우에는 예측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예상 소요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예보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과학적 예측의 한계 때문이다.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추월선으로 주행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말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