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음ㆍ냄새적은 파라핀이 원료
환경에 해로운 '화석연료'인 셈
바이오&사이언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적 현상에 놀랐던 것도 잠깐이고, 상황은 당혹스러운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루 빨리 정국을 안정시킬 묘책을 찾아야 한다. 자칫하면 그동안 우리가 애써 이룩한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것이 바로 촛불이다. 밤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들이 들고 있는 촛불은 의외로 자극적이다. 본래 초는 고체 연료에 심지를 넣어 만든 것이다. 밀납(蜜蠟)이나 우지(牛脂) 또는 팜, 야자, 콩 기름이나 왁스가 대표적인 원료였다. 18세기부터는 고래 기름으로 만든 경랍(鯨蠟)이나 유채기름도 사용했다.
고체 연료가 촛불의 열기에 녹으면서 모세관 작용 덕분에 섬유로 만든 심지에 흡수된다. 심지를 적신 촛물의 일부가 기화하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반응이 일어난다. 촛불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는 매우 복잡하다. 밝고 노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는 고체 연료에서 분리된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변환된다. 촛불 가장자리의 푸른색 부분에서는 수소가 연소되어 물이 만들어진다. 이 부분의 온도는 무려 1400도나 된다.
초가 타면서 생기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초를 녹이고 기화시키는 열로 변환된다. 그래서 촛불은 같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백열전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희미하다. 빛을 이용하기 위한 조명 수단으로는 효율이 썩 좋은 편은 아닌 셈이다. 등유를 사용하는 램프(남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런 초 이외에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뾰족한 조명수단이 없었다. 마당에 피워놓은 화톳불이 고작이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소나무에서 캐낸 송진 덩어리나 액체 기름에 심지를 넣어 불을 밝혀야 했다. 그런 연료는 제대로 연소가 되지도 않고, 밝지도 않았다. 화재의 위험도 컸다.
그렇다고 초가 흔했던 것은 아니다. 고체 연료로 쓸 동물성이나 식물성 기름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용으로 쓸 수 없는 저질의 기름도 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천연재료로 만든 초의 품질이 썩 좋았던 것도 아니다. 충분히 밝지도 않았고, 그을음과 냄새도 상당히 심했다.
요즘 사용하는 `양초'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30년경부터였다. 석유를 증류해서 얻은 파라핀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었다. 이제는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는 정유공장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파라핀을 이용한다. 파라핀은 탄소의 수가 20개에서 40개에 이르는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파라핀은 상온에서는 단단한 고체이지만 40~50도 정도로 가열하면 녹아서 액체가 된다. 파라핀으로 만든 양초는 그을음이나 냄새도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 양초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밤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기게 된 것이다.
오늘날 양초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낭만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장식용이나 종교행사용 조명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에 유용한 비상용 조명 수단이기도 하다. 파라핀에 다양한 색깔의 염료와 향기 물질을 혼합해서 다양한 종류의 양초를 만들기도 한다. 향기 물질을 넣은 양초를 사용하는 향기요법도 있다.
요즘 사용하는 양초는 휘발유나 경유와 마찬가지로 원유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이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라는 뜻이다. 조명효율도 나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양초에 대한 우리의 호감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환경에 해로운 '화석연료'인 셈
바이오&사이언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적 현상에 놀랐던 것도 잠깐이고, 상황은 당혹스러운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루 빨리 정국을 안정시킬 묘책을 찾아야 한다. 자칫하면 그동안 우리가 애써 이룩한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것이 바로 촛불이다. 밤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들이 들고 있는 촛불은 의외로 자극적이다. 본래 초는 고체 연료에 심지를 넣어 만든 것이다. 밀납(蜜蠟)이나 우지(牛脂) 또는 팜, 야자, 콩 기름이나 왁스가 대표적인 원료였다. 18세기부터는 고래 기름으로 만든 경랍(鯨蠟)이나 유채기름도 사용했다.
고체 연료가 촛불의 열기에 녹으면서 모세관 작용 덕분에 섬유로 만든 심지에 흡수된다. 심지를 적신 촛물의 일부가 기화하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반응이 일어난다. 촛불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는 매우 복잡하다. 밝고 노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는 고체 연료에서 분리된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변환된다. 촛불 가장자리의 푸른색 부분에서는 수소가 연소되어 물이 만들어진다. 이 부분의 온도는 무려 1400도나 된다.
초가 타면서 생기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초를 녹이고 기화시키는 열로 변환된다. 그래서 촛불은 같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백열전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희미하다. 빛을 이용하기 위한 조명 수단으로는 효율이 썩 좋은 편은 아닌 셈이다. 등유를 사용하는 램프(남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런 초 이외에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뾰족한 조명수단이 없었다. 마당에 피워놓은 화톳불이 고작이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소나무에서 캐낸 송진 덩어리나 액체 기름에 심지를 넣어 불을 밝혀야 했다. 그런 연료는 제대로 연소가 되지도 않고, 밝지도 않았다. 화재의 위험도 컸다.
그렇다고 초가 흔했던 것은 아니다. 고체 연료로 쓸 동물성이나 식물성 기름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용으로 쓸 수 없는 저질의 기름도 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천연재료로 만든 초의 품질이 썩 좋았던 것도 아니다. 충분히 밝지도 않았고, 그을음과 냄새도 상당히 심했다.
요즘 사용하는 `양초'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30년경부터였다. 석유를 증류해서 얻은 파라핀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었다. 이제는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는 정유공장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파라핀을 이용한다. 파라핀은 탄소의 수가 20개에서 40개에 이르는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파라핀은 상온에서는 단단한 고체이지만 40~50도 정도로 가열하면 녹아서 액체가 된다. 파라핀으로 만든 양초는 그을음이나 냄새도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 양초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밤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기게 된 것이다.
오늘날 양초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낭만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장식용이나 종교행사용 조명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에 유용한 비상용 조명 수단이기도 하다. 파라핀에 다양한 색깔의 염료와 향기 물질을 혼합해서 다양한 종류의 양초를 만들기도 한다. 향기 물질을 넣은 양초를 사용하는 향기요법도 있다.
요즘 사용하는 양초는 휘발유나 경유와 마찬가지로 원유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이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라는 뜻이다. 조명효율도 나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양초에 대한 우리의 호감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