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성 세균ㆍ자연독소 등 원인
식품 투자 강화로 위험 줄여야
■바이오&사이언스
미국과 캐나다가 식중독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미국은 병원성 대장균인 O-157에 감염된 쇠고기를 회수하느라 야단이고, 캐나다에서는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샌드위치를 먹고 목숨을 잃어버린 경우까지 생겼다고 한다. 남의 일이라고 안심할 수가 없다. 우리 식품의 위생도 안심할 수가 없다. 먹다 남긴 음식을 `재탕'하는 식당까지 있는 형편이다.
식중독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흔히 `세균'이라고 부르는 감염성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 직접 질병을 일으킨다. 그런 세균의 종류는 정말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 콜레라를 일으키는 비브리오, 대장염을 일으키는 O-157과 같은 병원성 대장균이 모두 그렇다.
감염성 세균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쉽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식품의 생산, 가공, 유통, 조리의 모든 과정을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렇다고 감염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온도가 낮아지면 세균의 번식이 느려지기 때문에 식품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충분히 뜨겁게 익히거나 구워 먹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감염성 세균이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훨씬 건강하게 살게 된 것도 그런 기술 덕분이다.
그런데 단순히 끓이거나 익힌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인체에 독성을 퍼뜨리는 화학물질인 `독소'(毒素)에 의한 식중독은 그런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독소가 들어있는 음식물은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화학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정교한 분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그런 독소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소의 종류도 역시 다양하다. 우선 미생물이 대사과정에서 배출하는 독소가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보툴리눔이 대표적이다. 보툴리눔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천연독소 중 인체에 대한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에 기생하는 비브리오균이 배출하는 테트로도톡신도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낸다.
식용으로 사용하는 동물이나 식물 자체가 만들어낸 독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자연에서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매우 드물다. 특히 식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야생 버섯은 맹독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견과류를 비롯한 씨앗이나 콩 중에도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맹독성의 조개도 많다.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연산'이 좋다는 일부의 주장은 자연에서의 생존 원칙을 무시한 너무나도 순진한 주장이다. 자연 생태계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기본법칙으로 한다. 필요하면 맹독성 화학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곳이 바로 자연이라는 뜻이다. 자연산 식품에 들어있는 천연독소는 동식물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애써 만들어낸 방어물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생물은 많지 않다.
우리의 무지와 실수에 의해 식중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잔류 농약이나 산업폐수에 의한 중금속 오염, 식품 가공에서 사용하는 불법 식품첨가물들이 문제가 된다. 식품을 조리하거나 보관하는 기구, 용기, 포장에서 독성물질이 녹아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식중독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도 자연 생태계의 온전한 일부이고, 천연 독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식중독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식품 투자 강화로 위험 줄여야
■바이오&사이언스
미국과 캐나다가 식중독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미국은 병원성 대장균인 O-157에 감염된 쇠고기를 회수하느라 야단이고, 캐나다에서는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샌드위치를 먹고 목숨을 잃어버린 경우까지 생겼다고 한다. 남의 일이라고 안심할 수가 없다. 우리 식품의 위생도 안심할 수가 없다. 먹다 남긴 음식을 `재탕'하는 식당까지 있는 형편이다.
식중독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흔히 `세균'이라고 부르는 감염성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 직접 질병을 일으킨다. 그런 세균의 종류는 정말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 콜레라를 일으키는 비브리오, 대장염을 일으키는 O-157과 같은 병원성 대장균이 모두 그렇다.
감염성 세균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쉽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식품의 생산, 가공, 유통, 조리의 모든 과정을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렇다고 감염성 세균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온도가 낮아지면 세균의 번식이 느려지기 때문에 식품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충분히 뜨겁게 익히거나 구워 먹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감염성 세균이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훨씬 건강하게 살게 된 것도 그런 기술 덕분이다.
그런데 단순히 끓이거나 익힌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인체에 독성을 퍼뜨리는 화학물질인 `독소'(毒素)에 의한 식중독은 그런 방법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독소가 들어있는 음식물은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화학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정교한 분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그런 독소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소의 종류도 역시 다양하다. 우선 미생물이 대사과정에서 배출하는 독소가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보툴리눔이 대표적이다. 보툴리눔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천연독소 중 인체에 대한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에 기생하는 비브리오균이 배출하는 테트로도톡신도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낸다.
식용으로 사용하는 동물이나 식물 자체가 만들어낸 독소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자연에서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매우 드물다. 특히 식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야생 버섯은 맹독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견과류를 비롯한 씨앗이나 콩 중에도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맹독성의 조개도 많다.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연산'이 좋다는 일부의 주장은 자연에서의 생존 원칙을 무시한 너무나도 순진한 주장이다. 자연 생태계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기본법칙으로 한다. 필요하면 맹독성 화학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곳이 바로 자연이라는 뜻이다. 자연산 식품에 들어있는 천연독소는 동식물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애써 만들어낸 방어물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생물은 많지 않다.
우리의 무지와 실수에 의해 식중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잔류 농약이나 산업폐수에 의한 중금속 오염, 식품 가공에서 사용하는 불법 식품첨가물들이 문제가 된다. 식품을 조리하거나 보관하는 기구, 용기, 포장에서 독성물질이 녹아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식중독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도 자연 생태계의 온전한 일부이고, 천연 독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식중독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