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뜨거운' 빅뱅 재현
신의 입자 '힉스보존' 찾을까
■바이오&사이언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가 대형강입자가속기(LHC)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를 완공했다. 14년 동안 무려 10조원을 투입해 만든 것으로 미국의 `테바트론' 보다 7배나 높은 에너지의 가속기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80여개국의 과학자 8000여명이 자연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해 땀을 흘릴 예정이다.
LHC의 일차적인 목표는 1970년대 와인버그, 글래쇼, 살람 등에 의해 제안된 `표준모형' 이론을 확인하는 것이다. 표준모형은 우리가 지금까지 밝혀낸 자연에 존재하는 4가지 힘 가운데 뉴턴이 밝혀낸 중력을 제외한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통합한 상대성 양자장 이론이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세상에는 모두 17종류의 기본적인 소립자들이 존재한다. 6종류의 `쿼크'와 6종류의 `경입자'를 포함하는 페르미온, 그리고 5종류의 `보손'이 그런 소립자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원자와 분자들은 페르미온으로 이루어져 있고 보손 중 4종류는 페르미온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만들어낸다. 마지막 `힉스 보손'은 모든 소립자들의 질량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표준모형은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표준모형에서 가정한 소립자들 중에 힉스 보손을 제외한 나머지 소립자들이 모두 실험을 통해 그 존재가 확인됐다. 표준모형의 예측도 대부분 실제 실험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만들고 싶었던 대통일장 이론에서 `2%'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모든 것의 이론'인 셈이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힉스 보손의 존재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지쳐버린 물리학자들이 힉스 보손을 `신이 감춰버린 입자'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론 정말 신이 감춰버렸다는 뜻은 아니다. 에너지가 너무 큰 힉스 보손들이 빅뱅 직후에 우주가 식으면서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는 뜻이다.
힉스 보손을 확인하려면 빅뱅이 일어난 직후처럼 엄청나게 `뜨거운'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LHC가 바로 그런 장치다. 초전도체를 이용한 거대한 자석 1600개를 이용해 강입자(hadron)에 속하는 양성자를 광속의 99.999999%로 가속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가속된 양성자는 빅뱅 직후만큼이나 높은 에너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LHC가 빅뱅을 `재현'한다는 표현도 그런 뜻이다. 물론 우리가 빅뱅을 온전하게 재현해서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강입자를 가속한다고 빅뱅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LHC의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다. 영국의 스티븐 호킹은 이번 실험에서 힉스 보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편에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실패할 것이라는 악담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에게 먼 길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일 뿐이다.
인도에서는 과학자들이 빅뱅을 재현해서 신의 입자를 찾으려한다는 소식에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자살을 해버린 소녀가 있었다고 한다. 과학자의 순진한 표현이 엄청난 오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정한 소통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신의 입자 '힉스보존' 찾을까
■바이오&사이언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가 대형강입자가속기(LHC)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를 완공했다. 14년 동안 무려 10조원을 투입해 만든 것으로 미국의 `테바트론' 보다 7배나 높은 에너지의 가속기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80여개국의 과학자 8000여명이 자연의 신비를 밝혀내기 위해 땀을 흘릴 예정이다.
LHC의 일차적인 목표는 1970년대 와인버그, 글래쇼, 살람 등에 의해 제안된 `표준모형' 이론을 확인하는 것이다. 표준모형은 우리가 지금까지 밝혀낸 자연에 존재하는 4가지 힘 가운데 뉴턴이 밝혀낸 중력을 제외한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통합한 상대성 양자장 이론이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세상에는 모두 17종류의 기본적인 소립자들이 존재한다. 6종류의 `쿼크'와 6종류의 `경입자'를 포함하는 페르미온, 그리고 5종류의 `보손'이 그런 소립자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원자와 분자들은 페르미온으로 이루어져 있고 보손 중 4종류는 페르미온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 강력, 약력을 만들어낸다. 마지막 `힉스 보손'은 모든 소립자들의 질량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표준모형은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표준모형에서 가정한 소립자들 중에 힉스 보손을 제외한 나머지 소립자들이 모두 실험을 통해 그 존재가 확인됐다. 표준모형의 예측도 대부분 실제 실험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만들고 싶었던 대통일장 이론에서 `2%'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모든 것의 이론'인 셈이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힉스 보손의 존재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지쳐버린 물리학자들이 힉스 보손을 `신이 감춰버린 입자'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론 정말 신이 감춰버렸다는 뜻은 아니다. 에너지가 너무 큰 힉스 보손들이 빅뱅 직후에 우주가 식으면서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는 뜻이다.
힉스 보손을 확인하려면 빅뱅이 일어난 직후처럼 엄청나게 `뜨거운'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LHC가 바로 그런 장치다. 초전도체를 이용한 거대한 자석 1600개를 이용해 강입자(hadron)에 속하는 양성자를 광속의 99.999999%로 가속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가속된 양성자는 빅뱅 직후만큼이나 높은 에너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LHC가 빅뱅을 `재현'한다는 표현도 그런 뜻이다. 물론 우리가 빅뱅을 온전하게 재현해서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강입자를 가속한다고 빅뱅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LHC의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다. 영국의 스티븐 호킹은 이번 실험에서 힉스 보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편에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실패할 것이라는 악담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에게 먼 길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일 뿐이다.
인도에서는 과학자들이 빅뱅을 재현해서 신의 입자를 찾으려한다는 소식에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자살을 해버린 소녀가 있었다고 한다. 과학자의 순진한 표현이 엄청난 오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진정한 소통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