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창출 어렵고 사업 복잡"
UIㆍ입력방식ㆍ디스플레이 한계
당분간 넷북ㆍUSB모뎀에 주력
SK텔레콤이 범용 와이브로 스마트폰을 출시한 가운데, KT는 빨라야 연말에나 선보일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KT는 와이브로 가입자 18만명을 보유하고 커버리지 면에서 SK텔레콤보다 우위에 있지만 단말기 측면에서는 SK텔레콤에 비해 열세라는 점에서, KT의 와이브로 스마트폰 출시 지연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와이브로용 스마트폰 M830 제품 출시를 제안했지만, 이를 출시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M830은 이번에 SK텔레콤이 출시한 모델로 T옴니아와 유사한 스마트폰이다. 음성통화는 WCDMA를, 데이터서비스는 와이브로망과 3G망을 서비스 권역에 따라 교대로 활용한다. 물론 와이브로 커버리지나 전용 요금제가 없고 프로모션에서도 제외돼 성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KT가 선수를 빼앗긴 게 사실이다.
KT는 올 초 만해도 합병을 기념해 6월께 KTㆍKTF 양사 대표서비스를 상징하는 와이브로 스마트폰, 이른바 `합병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물론 KT도 삼성과 LG전자로부터 와이브로폰 3종 가량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다만 PDA형태로 투박하고 출시 2, 3년이된 구형모델인데다 모두 CDMA EVDO방식 2G폰 이었다. 당시는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이지 못해 틈새시장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는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흥미로운 것은 KT의 반응이다. KT는 최근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스마트폰 출시에 아예 의미를 두지 않고 USB모뎀이나 넷북에 더 비중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KT 내부에서 휴대폰의 경우 초고속휴대인터넷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어렵고 사업만 복잡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용량 콘텐츠를 내려 받아 자유롭게 활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게 휴대인터넷인데, 휴대폰은 여전히 UI나 입력방식, 디스플레이의 한계로 장점을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T가 과거 내놓은 와이브로 단말기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사실상 단종된 것도 KT가 와이브로 휴대폰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기술적으로도 와이브로 단말 개발시 발열이나 전력소모가 큰데다 단가도 일반폰에 비해 비싸다. 또, 스마트폰에 있어 와이파이는 필수기능인데 와이브로와 상충되는 와이파이를 포함해야 하는 여부도 고민이다. 게다가 와이브로폰 출시는 자칫 이통사들이 반대를 고수하는 와이브로 음성탑재 논란으로 비화될 소지가 있는 데다 별도 요금제 설정, 과금, 수도권에 국한된 커버리지 확대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부담스럽다.
KT 관계자는 "결국 이동전화와 와이브로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라며 "당분간 소비자 수요가 집중되는 넷북이나 USB모뎀에 주력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KT가 과거 와이브로와 연계된 콘텐츠 서비스가 미흡했던 것을 와이브로폰의 부진원인으로 보고, 연말께 가동하는 KT 앱스토어와 와이브로폰을 연계해 본격적인 와이브로 가입자 모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