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집적화 '미래성장 거점' 역할
협력 네트워크 구축 경쟁력 제고
핵심 업종별 특화 한국형도 주목
클러스터(Cluster)란 본래 포도송이를 말하며 집단이나 군집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혁신클러스터는 기업, 대학, 연구기관, 법률ㆍ회계ㆍ금융 서비스 지원기관 등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에 있으면서 서로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 부문에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고 혁신의 거점이 되는 집적지를 말합니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클러스터는 번영과 혁신의 동인이다"라는 표현처럼 클러스터는 지역의 경제발전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혁신클러스터는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지역단위의 산업경쟁력 확대와 지식ㆍ정보교류를 통한 성장 활력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국가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혁신 정책의 이론적 근거로 널리 인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혁신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제품의 공동개발과 협력네트워크를 구축, 기업경쟁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2004년 산업단지의 혁신클러스터화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창원(기계), 구미(전자), 울산(자동차), 반월ㆍ시화(부품소재), 광주(광산업), 군산(기계ㆍ자동차부품) 시범단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산학연네트워크 구축, 핵심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시범단지별 마스터플랜 수립과 실행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사업 성과확산의 일환으로 5개 단지를 추가 지정, 운영 중입니다. 추가 지정단지로는 인천 남동, 대구 성서, 전남 대불, 충북 오창, 부산 녹산이며, 5개 사업단지별 혁신클러스터와 세부추진계획이 지난해 수립, 확정된 바 있습니다.
◇세계의 성공적인 혁신클러스터=해외 주요 선진국들도 혁신클러스터 정책을 수립, 추진중입니다. 미국 경쟁력위원회는 40개의 산업클러스터에 대한 육성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00년부터 산업클러스터 계획에 따라 19개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3800개기업, 200개 대학이 참여했습니다.
영국은 클러스터 정책조정그룹을 결성, 정책개발과 함께 전국 154개 클러스터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혁신 클러스터로는 미국 샌디에이고의 바이오클러스터, 스웨덴의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 핀란드의 오울루 테크노폴리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바이오클러스터에는 500여개 이상의 생명과학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수많은 노벨 수상자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투자되는 벤처 자본도 13억 달러 규모에 이르고, 이미 인증된 과학 특허만도 약 4000여건에 달합니다.
이러한 성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춘 연구기관들이 공간적으로 밀집해 있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해양연구소(USCD)를 중심으로 반경 2.5마일 내에 위치한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숄크연구소, 스크립연구소, 번햄연구소 등 연구기관이 공간적으로 밀집해 있습니다.
또 바이오기술의 상업화 노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UCSD 커넥트라는 지역내 구심점이 존재하는 것도 경쟁우위입니다. 커넥트는 연구자와 신규기업, 벤처 자본가 그리고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 제공자들의 가교 역할을 통한 첨단 기술 이전과 상업화,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장벽 없는 인큐베이터로 샌디에이고 바이오클러스터의 실질적인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클러스터의 현황=한국의 독특한 클러스터 정책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단지는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주력기간산업의 집적지로서 국가와 지역경제 성장의 핵심거점입니다. 그러나 과거 한국은 단순 생산기능 위주의 산업단지에 머물러 큰 한계에 부딪친 경험이 있습니다. 즉 생산기능은 충실하지만 산학연 협력, R&D 역량, 지식기반 서비스, 고급 기술인력의 여건 등은 매우 취약합니다.
이에 따라 국가는 혁신클러스터의 전환을 추진해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국내 또한 개성적인 혁신 클러스터 집적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창원 클러스터는 세계적 가공조립기술을 토대로 첨단 기계산업 클러스터로 집적화를 이루었습니다.
6개 핵심 업종별 산학연 협의체를 통해 신사업 창출과 초정밀가공설계 등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합니다. 구미클러스터는 LCD, 휴대폰 등 세계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디지털 전자 클러스터로 발돋움했습니다.
연간 매출액만 80조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 클러스터에서 출원한 특허 수만도 매년 1000여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울산클러스터는 자동자부품 기업의 8%가 집적화 된 곳입니다. 반월시화 클러스터는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 중심의 클러스터 단지로 유명합니다.
초정밀 가공, 전자부품, 도금 등 첨단 부품소재 글로벌 공급 기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최근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급부상중인 LED를 포함항 광산업은 광주, 전자 의료기기산업의 거점인 원주 등도 성공적인 한국형 클러스터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조고도화 및 연구역량 취약, 중소기업 중심의 비즈니스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길재식기자 osolg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