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배터리ㆍ모터로만 달리는 친환경차
1830년대 첫등장 후 최근 IT 발전으로 시장 급성장
전세계 상용화 붐… 안정성ㆍ충전시스템 개선 과제
오는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2009에서는 각 자동차 업체들이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신차들을 공개합니다. 이 중 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자동차 업계 화두인 전기자동차로 여러 업체들이 신차를 출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자동차(電氣自動車)는 EV(electric vehicle)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석유 연료와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전기자동차는 1세기 전인 1830년대 최초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가솔린이나 디젤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에 밀렸습니다.
전기자동차가 최근 들어 각광을 받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배기가스 규제가 높아지고 있으며, 유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차량보다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이 주요 부품인 전기자동차는 기계공학보다 전자공학 등 IT 비중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높은 시장성도 전기자동차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중국시장에서만 20년 내 2200억 달러(약 319조원) 규모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부문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업체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 중에는 레오모터스와 CT&T 등이 자체 기술로 전기차를 공개해 일부 특수부문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부문에서는 자동차 산업에 눈을 뜬 중국업체들도 적극적입니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BYD는 오는 2011년에 전기자동차를 미국과 유럽에 판매할 것이라고 공개한바 있습니다. 현재 BYD는 전기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E6'와 가솔린과 전기모터를 이용한 `F3DM'하이브리드차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E6는 두 개의 전기모터로 15분 충전만으로 300㎞ 주행이 가능합니다.
미쓰비시는 이미 전기차 `아이 미브' 개발을 마치고 일본에서 판매중이고, 닛산도 2010년 상용화를 목적으로 전기차를 준비중입니다.
크라이슬러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200C EV' 컨셉트카와 `짚 패트리어트 EV', `짚 랭글러 언리미티드 EV', `닷지 서킷 EV', `크라이슬러 타운&컨트리 EV' 등을 내놓은 바 있으며 오는 2013년까지 3개 모델의 전기차를 라인업에 추가할 방침입니다.
1990년대 초 GM은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상용전기차 EV-1을를 내놨지만, 의사결정권자들의 판단 실수로 전기차 사업을 백지화시킵니다. 최근 재정위기를 겪어 파산에까지 몰린 GM이 전기차 개발을 계속했더라면 전기차 부문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축적할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GM은 전기차 `시보레 볼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보다 클린디젤 차량에 집중해왔던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직 독일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동차 부문에서 100여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들 업체들은 전기차에 소극적이기보다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BMW는 이미 미니 전기차를 내놔 미국에서 대여형식으로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고, 국내 배터리 업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계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기차도 단점이 있습니다. 충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용 충전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짧게는 150㎞ 내외라는 점,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점이나 안정성도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전기자동차가 가솔린이나 디젤엔진을 탑재한 현재의 차량처럼 시속 100㎞까지 가속이 수초만에 가능하고, 폭발적인 힘을 내기까지는 기술력이 부족하지만, 출퇴근과 간단한 볼일을 보기 위한 일반적인 이동수단의 용도라면 상용화가 바로 눈앞에 와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전기자동차가 구현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년에 두 배씩 성장하는 IT부문 성장세를 대입해보면 현실은 훨씬 빠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자동차를 자동차로 분류하고 있지 않아 도로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국내에는 레오모터스, CT&T 등 전기자동차 부문에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전기자동차 시장에 사활을 건 벤처기업들이 많아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법률 정비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향후 전기자동차는 제2의 이동수단 혁명을 가져올 만큼 파괴력이 있고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IT 부문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이 부문에 대한 정부와 관련단체의 연구지원도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형근기자 bass007@
참고=위키피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