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S 전환수요 기대 속 '시리 음성인식' 등 고사양 지원여부 변수
애플의 아이폰4S가 예상외의 초반 돌풍을 일으키자,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열풍이 국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S는 아이클라우드와 음성인식기술 `시리(Siri)' 등 새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과 고 스티브 잡스의 `유작 효과'가 맞물려 불고 있는 미국시장의 판매 돌풍이 국내 시장에 이어질지 관심사다.
이날 애플코리아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4S가 역대 최고 기록인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폰4S는 발표 당시 전작과 똑같은 외관과 3.5인치 디스플레이로 인해 "새로운 것이 없다"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잡스 사망 후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애플과 그의 유작이라 할 수 있는 아이폰4S로 집중되며, 국내에서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S는 애플의 2차 출시국가 명단에서도 제외됐지만, 11월 이후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아컨설팅의 고중걸 책임연구원은 "아이폰4S에 대해 실망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잡스의 로드맵 상에 있는 iOS5의 기능 개선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하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최소한 아이폰4 수준으로는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KT 직영점의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폰은 아이폰4"라며 "아이폰4S가 출시되면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5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기존 아이폰3GS 이용자들이 활용해온 콘텐츠와 익숙한 인터페이스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아이폰4S 판매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은 유료앱 생태계가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훨씬 활성화돼 있음을 감안할 때, 기존 이용자들이 새 제품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앱들을 버리고 쉽게 안드로이드로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아이폰3GS의 2년 약정이 끝나는 이용자 규모는 50만명에 이른다.
반면, 아이폰4S가 국내시장에서는 해외 시장에서와 같이 파급력을 갖추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아이폰4S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능인 시리 음성인식 기능이 현재로선 한국어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급 사양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도 아이폰4S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다.
외국계 스마트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일단 최고급 하드웨어를 내놔야 경쟁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되는데, 소프트웨어와 내부 성능 위주의 아이폰4S의 기능개선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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