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4` 다른차종 압도할 만큼 독특
프랑스 파리에 사는 사람을 뜻하는 파리지엔(Parisian)은 패션 부문을 넘어서 세련된 프랑스 문화를 대변하는 단어로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파리지엔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프랑스업체 푸조와 시트로엥이 꼽힌다. 이 두 자동차 업체는 사실상 하나로 푸조가 1976년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시트로엥을 인수하면서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됐다. 국내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형태다.
이 때문에 두 업체 자동차 간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 실내 일부 부품이나 엔진과 변속기는 공통된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푸조와 시트로엥은 전혀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푸조는 과장된 전조등과 직선 라디에이터그릴을 적용해 고양이과 동물을 연상시키는 `펠린룩'을 추구하는 반면, 시트로엥은 그릴 중앙이 뿔처럼 솟아 있는 모양과 날카로운 디자인의 전조등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DS4는 시트로엥이 기존에 출시한 웨건형 C4를 고급 쿠페형으로 만든 모델인데, C4는 DS4보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국내에 출시되면 패밀리카로도 큰 인기가 예상된다.
시트로엥 `DS4'는 세단과 쿠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형태의 차종이다. 전고가 높아서 외부에서 보면 소형 SUV처럼 보이지만 현대차 아반떼(4530X1775X1435㎜) 수준 크기(4275X1810X1525㎜)다.
DS4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지난해 62개국 6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참가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인테리어'상을 수상한 DS4는 다른 차종을 압도할 만큼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맵시를 갖췄다.
승용차보다 전고가 높은 쿠페 형태 차체는 오르내리기 쉽고, 트렁크 공간도 370리터를 확보했다. 2열을 6:4비율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추가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DS4가 다른 차와 차별화 되는 점이 2가지 있는데 하나는 전면 유리를 확장할 수 있는 `파노라믹 윈드스크린은 콕핏'과 `방향지시등 작동음'이다. 전면유리는 차양처럼 추가로 위로 올릴 수 있어서 개방감을 극대화 할 수 있으며,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작동음은 `딸깍, 딸깍'하는 천편일률적인 소리가 아니라 말발굽 소리와 같은 경쾌한 음이다. 독특한 DS4의 성격을 나타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동력부문은 1.6 e-HDi 디젤 엔진(112마력, 27.5kg.m, EGS 6단 변속기)을 탑재해 리터당 17.6㎞(도심 15.9㎞, 고속 20.4㎞) 고연비를 구현했다. 디젤엔진이지만 정차시에는 자동으로 엔진이 정지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동이 다시 걸리는 기능을 적용해 진동과 소음 부문을 상당히 억제했다. 주행중에도 소음과 진동이 적어 디젤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수동변속기 효율과 자동변속기의 편리함을 더한 EGS 변속기는 초반 변속 시점이 길기 때문에 초반에 즉시 반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변속시점에 대한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가속페달을 변속타이밍에 떼었다가 다시 부드럽게 밟아주면 해결할 수 있다. 주행성능은 푸조와 다른 시트로엥 차들처럼 고속주행과 곡선 주로에서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WRC와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수년간 우승한 푸조시트로엥그룹의 DNA는 DS4에도 이어진다.
DS4에는 디자인과 연비 때문에 몇 가지 감수해야할 부분이 있다. 우선 2열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 디자인 때문인지 2열 창문을 고정식으로 만들어 2열 탑승자는 답답해 할 수 있다.
2열 문의 폭이 좁아서 탑승하기도 불편하다. 정차시에는 주차모드가 없고 중립기어 상태에서 주차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DS4는 디자인 때문에 다른 불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에게는 연비와 주행성능 까지 갖춘 최고의 차량인 반면, 이 외에는 디자인만 멋진 불편한 차가 될 수도 있다. 운동복처럼 편하면서도 멋진 턱시도는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3960만원 또는 4390만원.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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