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소형 SUV `트랙스`
한국지엠주식회사(대표 세르지오 호샤)가 소형 SUV `트랙스'를 출시했다. 소형차 아베오 플랫폼으로 만든 소형 SUV인 트랙스는 기존 SUV와 달리 전장과 전폭을 줄였기 때문에 경쟁차종이 없는 특이한 카테고리의 차량이다. 출시 전부터 깜찍한 디자인으로 젊은층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 왔다.
출시 가격은 사양에 따라서 1940만원부터 2289만원까지로 당초 예상보다 조금 높게 설정됐다는 평이다. 구동계도 국내 SUV가 일반적으로 탑재하는 디젤 엔진이 아니라 1.4리터 가솔린 터보엔진(140마력, 20.4kg.m, 연비 12.1km/l)이 탑재돼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와 연비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트랙스의 매력과 출시 의미는 기존 출시된 차량과 `다름'에 있다. 한국지엠에서는 트랙스를 `카테고리 창조자'로 부르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랙스의 구매 포인트는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조용하고, 진동이 적은 SUV라는 점과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한 점, 그리고 낮은 배기량으로 2리터 디젤 SUV 대비 연 자동차세를 27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배기량에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해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으며, 디젤 SUV 단점으로 꼽히는 소음과 진동 부문도 해결했다. 어떻게 보면 디젤엔진으로 기존 SUV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가솔린 엔진으로 소음과 진동 부분에 민감한 층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것은 안전사양과 편의사양 등을 기본 탑재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트랙스에는 6개의 에어백과 차체에 고장력, 초고장력 장판을 66% 이상 사용해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전 트림에 차체자세제어어장치, 언덕길에서 차량이 뒤로 밀리게 하지 않는 HSA, 타이어공기압장치도 기본으로 적용됐다. 차체 상부와 하부 프레임을 연결한 `통합형 보디 프레임'을 적용해 차체 강성을 높였다.
트랙스에는 젊은층을 위한 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2열에 있는 220V 전원선은 자동차 내에서 노트북PC 등 전자기기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을 썼는데,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브링고'라는 전자지도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아 사용한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별도 사운드 튜닝이 필요 없고, 차급에 비해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준다. 5000만원이 넘는 수입차에 몇 천원짜리 수준의 저가 스피커를 탑재해놓고 프리미엄 차라고 광고하는 수입차 업체들이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트렁크는 약 360리터로 작은 편이지만 2열을 6대 4 비율로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최대 1370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가속페달의 답력이 길게 설정돼 원하는 출력을 내려면 좀 더 페달을 밟아줘야 한다. 이는 브레이크도 마찬가지다. 정차시와 가속시 절재된 소음이 인상적이었다. 중고속 주행에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이나 고속에서도 풍절음과 외부소음 유입이 적은 것은 동급 차량과 비교했을 때 장점이다.
하지만 트랙스가 상위 트림에서도 스마트키와 오토에어컨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지엠은 우선 트랙스를 가솔린 터보 모델만을 판매하고, 이후 판매량이 늘어나면 디젤 엔진도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판매량 자체가 적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국내 경쟁이 없는 새로운 부문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승용차의 크기는 너무 작고, SUV는 너무 커서 부담스러워했던 사람, 디젤의 소음과 진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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