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로 동급 국산차대비 가격경쟁력…코너링도 합격점
닛산 뉴 알티마(New ALTIMA)는 199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20년 동안 4차례에 걸친 풀 체인지를 거치면서 5세대까지 진화한 검증된 브랜드다. 국내 차로 따지면 쏘나타나 그랜저와 비견할 수 있다.
그만큼 일정 수준 흥행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모델이고, 미국에서도 지난해 6월 출시 후 3개월만에 총 7만6939대나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실 인피니티나 렉서스만큼 잘 알려져 있진 않다. 어쩌면 안정적인 드라이빙과 힘보다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너무 무난해서일 지도 모른다.
2012년 10월 국내 공식 출시된 뉴 알티마는 2.5리터 가솔린 모델과 V6 3.5리터 가솔린 모델의 두 가지 사양으로 들어왔다. 2.5 가솔린 모델이 3370만원, 3.5 가솔린 모델이 3770만원으로 동급 국산차와 비교해도 가격차가 크지 않다.
이번 시승에는 3.5 가솔린 모델이 사용됐다. 승차감은 정차 시에는 하이브리드 차를 연상케 할 만큼 정숙했고 반면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에는 역동적인 힘이 느껴졌다. 이 차에는 무단변속기인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Next-generation Xtronic CVT)이 적용됐다. 그래서인지 반응 속도가 빨랐고 부드러웠다.
코너링 역시 합격점을 줄 만 했다. 액티브 언더 스티어 컨트롤(AUC: Active Under-steer Control)을 작동시키면 시속 80km로 급 코너를 돌아도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닛산이 자랑하는 저중력 시트의 영향도 일정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허리를 적절하게 받쳐주는 시트 구성은 평소 약간의 허리 통증이 있는 운전자에겐 안성맞춤이다.
자체적으로 연비를 측정해 본 결과, 출퇴근 시간대 시내 주행에서도 리터 당 평균 9km 수준은 유지했다. 평균 주행 속도가 시속 20km가 채 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기록이다.
이처럼 주행능력은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수준이지만 디테일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스마트키다. 요즘 나온 중대형 세단은 스마트키에도 은근히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지만, 뉴 알티마는 순수 기능성만을 강조한 듯 럭비공 모양에 눌러야 할 버튼만 있어 고급 세단의 느낌을 전해주지 못했다.
차 내부도 깔끔하고 넉넉한 공간을 보장해 준 점은 만족스러웠으나 센터페시아 구성 등 디테일에서는 오래된 차 같은 불편함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딱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차라고 평할 수 있다.
한편 QR25DE 엔진을 탑재한 2.5 모델은 최고출력 180/6000(ps/rpm)에 최대토크 24.5/4000(kg.m/rpm)을,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꼽힌 VQ35DE 엔진을 탑재한 3.5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73/6,400(ps/rpm)에 최대토크 34.6/4,400(kg.m/rpm)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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