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미니밴 `오딧세이'…시트 180도 회전 장거리운전도 거뜬
혼다 미니벤 `오딧세이'는 글로벌 패밀리카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이미 연간 11만대 이상 팔리고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익숙한 차지만 국내에 선 보인지는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과거 국내 시장은 세단에서 바로 승합차로 넘어갔던 만큼 오딧세이가 자리잡을 공간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레저 문화가 발달하면서 미니벤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여기에 한미 자유뮤역협정(FTA) 체결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오딧세이를 비롯한 수입 미니벤의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이 차는 마치 비행기를 연상케 하는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으로 스포티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멀리서 다른 차 없이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세련된 세단의 이미지도 보인다.
하지만 이 차의 진정한 장점이자 경쟁력의 원천은 안락한 내부와 주행성능에서 나온다. 오딧세이의 승차, 적재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탈착식 2열 시트와 원모션 폴딩 3열 매직시트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3열 매직시트는 좌석 뒷면에 있는 줄만 잡아당기면 등받이가 접히고 시트를 180도 회전시킬 수도 있어 아주 편리했다.
이 차는 또 탈착식 센터콘솔을 적용해 운전석부터 3열 시트 뒤쪽까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센터페시아 하단에 쿨링 박스를 배치해 버튼만 누르면 음료수를 언제든지 시원하게 마실 수 있게 했으며, 12개의 컵 홀더와 다용도 수납공간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등 패밀리카의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이 차를 타고 달려본 결과 주행성능 및 승차감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물론 미니벤이라는 특성 상 세단 위주의 운전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차선을 거의 꽉 채우는 크기에 진땀을 흘릴 수는 있다.
반면 자동차 전용차선에서의 주행 능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길이 5미터에 폭 2미터, 2톤이 넘는 거대한 차지만 주행 능력은 세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시속 100km 이하 주행에서는 조용하고 원하는 대로 차를 가속할 수 있었다.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감은 없었다.
차는 V6 SOHC i-VTEC+VCM 3.5리터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5.0kgㆍm의 강력한 힘을 구현해 냈다. 오디오 음질도 준수했다. 뒷좌석은 다리를 쭉 뻗어도 큰 문제가 없이 안락했다는 동승자의 평가다.
그에 비해 불가피하지만 아쉬운 점은 연비문제다. 큰 크기에 강한 힘을 구현하면서도 휘발유를 연료로 쓰다 보니 공인연비는 리터 당 8.8km(도심 7.4kmㆍ고속도로 11.3km) 수준이다. 실제 주행해 본 결과 도심에서는 약 6.8km,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한 약 8km 정도의 리터 당 연비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이 차를 출퇴근용으로 쓰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가족용 세컨드 카로는 적절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최근 레저용 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스포츠유틸리티(SUV)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미니벤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오딧세이는 국내에서 실버, 블랙, 화이트, 모카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4790만원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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