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라브4' 4륜구동 장착 안정적 주행능력 돋보여
도시형 크로스오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원조 격인 토요타 라브4(RAV 4)가 올해 풀체인지 4세대 모델로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
세계 최초의 별도 프레임이 없는 일체형 모노코크 보디 타입을 적용했던 라브4는 1994년 첫 출시 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이 400만대 이상이다.
이번 모델의 특징은 스포티해진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이다.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역동성을 더했으며, 차체 사이즈는 기존 대비 줄었음에도 실내 공간은 더 넓고 깔끔해졌다.
166m(+9mm)의 동급 최장 수준의 무릎공간을 확보, 앞좌석과 뒷좌석의 거리가 길어져 2열에 3명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으며, 트렁크 용량도 동급 최대 수준인 547리터로 여행용 대형 가방 3개를 넣어도 넉넉하다.
시승한 차는 4륜구동으로 자연흡기 방식의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으며 최고출력 179마력, 최대토크 23.8㎏.m의 힘을 구현한다.
스포츠 모드 변환이 가능하며, 토크배분 장치인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Dynamic torque control) 4WD 시스템'이 장착돼 연비와 주행능력을 향상시켰다.
전륜과 후륜 사이의 토크 전달을 제어해 주행 상황에 따라 힘을 배분하는 장치다.
연비도 기존 모델 대비 향상됐다.
4륜구동은 복합연비 기준 리터 당 9.2km, 2륜구동은 리터 당 9.9㎞이다.
실제 서울에서 경북 예천 회룡포마을까지 왕복하면서 이 차에 대해 느낀 가장 큰 특징은 SUV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안정적인 승차감이다.
물론 디젤보다는 나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왠만한 중형 가솔린 세단과 비교해도 정숙성에서는 뒤쳐지지 않았다.
시동을 걸고 저속 주행을 할 때는 스티어링휠이 좀 무겁다는 느낌이었지만 움직이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다.
고속 주행에서 역시 토크를 4000rpm까지 끌어올려도 엔진소음은 물론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정숙했다.
아울러 폭발적인 가속력은 아니었지만 시속 180㎞까지 떨림 없이 무난하게 속도가 올라갔다.
기왕 지방에 내려간 김에 주행 가능한 모래사장에서 오프로드 능력도 테스트 해 봤다.
4륜구동에 토크 컨트롤 시스템까지 더해져서인지 전혀 미끄러지거나 바퀴가 헛도는 일은 없었다.
돌길을 다닐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시골길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선보였다.
사이드미러에는 차의 접근을 알려주는 BSM(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Blind Spot Monitor)이 장착 돼 옆 차가 접근하면 빨간 등으로 주의를 환기시켜줬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또한 토요타 나름의 고민과 신념이겠지만 가솔린과 SUV 간의 어딘지 모를 부조화다.
같은 급의 디젤 SUV였다면 한 번의 주유로 경상북도 정도는 충분히 왕복 가능하겠지만, 이 차는 약 400㎞ 남짓을 주행하자 연료가 거의 동이 났다.
계기판에 찍힌 연비가 공인연비에 가까운 리터 당 9.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차는 지방보다는 도심에 적합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이 차의 탁월한 주행능력과 넓은 실내공간을 감안하면, 운전 결과 남녀노소 모두 무난하게 탈 수 있는 도심형 패밀리카로는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국내에서는 최고급 사양인 Limited만 판매 중이며, 가격은 2륜 구동이 3240만원, 4륜 구동이 3790만원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