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에 비해 부드러운 주행... 가속땐 강렬한 힘 발휘
BMW가 이달 출시한 X5는 세계적으로 130만대 이상 팔린 고급 SUV(스포츠실용차)의 대표 주자로, 회사는 이 차를 SAV(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로 새롭게 명명하고 있다. 국내에는 이번에 뉴 X5 xDrive30d 5인승과 3열 시트가 추가된 7인승 모델, 그리고 스포츠 성능을 극대화한 M 퍼포먼스 모델인 뉴 X5 M50d까지 총 3가지가 출시됐다.
시승한 차는 대표모델인 X5 xDrive30d 5인승이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경상남도 남해까지 약 140㎞를 주행해봤다. 우선 외관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듬직한 모습이지만 헤드라이트가 좌우로 조금씩 더 커졌으며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더 강화시켰다. 전장 역시 4886mm로 이전 모델에 비해 32mm가 늘어났고, 리어 에이프런의 수평 라인은 단단함을 더했다.
실내는 기존과 같은 사이즈지만 LED 실내등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렌지, 화이트, 블루 등 3개 색상으로 조절 가능하다.
시동을 걸자 중저음의 엔진음이 들렸다. 2톤의 무거운 덩치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주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속을 하자 부드러웠던 덩치는 넘치는 근육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이 차는 직렬 6기통 BMW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 258마력과 최대토크 57.1kgㆍm의 힘을 발휘한다.
이 차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은 6.9초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복합 기준 리터 당 12.3㎞의 연비로 경제성도 갖추고 있다. 지방 국도에서 관성주행을 최대한 발휘해보니 리터 당 18㎞까지 연비를 높일 수 있었다. 공인 고속도로 연비는 14.3㎞다.
이 차의 강력하면서도 경제적인 주행성능은 공기역학 기술과 경량화의 영향이 크다. 이 차에는 SAV 최초로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에어 벤트와 에어 브리더가 적용됐다. 차체 전면 하단에 수직 모양의 구멍으로 형성된 에어 벤트를 통해 에어 커튼이 형성되고, 뒤의 에어 브리더를 통해 공기를 원활하게 배출한다. 또 BMW 최초로 에어로 블레이드를 채택했는데, 이는 루프의 리어 스포일러와 같이 차체 후면에서 발생하는 난류 발생을 감소해 공기역학 특성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동급 최고의 경량화를 위해 차체에 초고장력 강판, 사이드 패널에 열가소성 플라스틱, 보닛에 알루미늄,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마그네슘을 적용했다. 덕분에 2세대 모델에 비해 40㎏의 무게(독일기준)를 줄였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릴 때는 높은 차체 탓에 다소간의 쏠림이 있었지만, 덩치에 비해서는 준수한 편이었다. 고속에서 굽은 길을 달릴 때 발생하는 미끄러짐 현상은 거의 없었다. 이는 BMW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xDrive의 역할이 크다. 이 시스템은 주행 속도, 바퀴 회전 속도, 조향각도, 가속페달 위치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운전자의 의도와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모두 정확하게 해석한 후, 최대한 많은 파워를 노면으로 전달하기 위해 전, 후륜의 구동력을 0%-100%, 100%-0%으로 능동적으로 조절한다.
다만 부가기능은 그럭저럭이다. 지난 모델과 같은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다소 흐릿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었으며, 내비게이션 역시 아직까지 국내 도로에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오디오는 하이파이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이 적용돼 깔끔한 음악을 제공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뉴 X5 xDrive30d 일반형이 9330만원, 뉴 X5 xDrive30d 7인승이 9790만원이며, 뉴 X5 M50d가 1억3790만원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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