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BMW ‘뉴 320d GT’, 700km 달리고도 연료 남아
BMW가 지난 6월 내놓은 신개념 세단 320d 그란투리스모(GT)는 3시리즈지만 5시리즈 못지 않은 넉넉한 공간과 탁월한 연비를 자랑한다. 이 차는 트렁크가 있는 차의 후면 간격을 최소화 해 이를 뒷좌석 공간 확보에 최대한 활용했으며, 그 덕분에 대형 세단 못지 않은 안락한 뒷좌석 공간을 확보한 차다.
연비는 3시리즈(18.5km/L)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5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리터 당 16.2km로 경제성 역시 만족스럽다. 이 차는 2.0리터 BMW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 184마력의 출력과 최대 토크 38.8kgㆍm의 힘을 내며 이는 320d 및 520d와 같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520d에 비해 약 240만원에서 최대 910만원까지 저렴한 5430만원(GT), 6050만원(GT 럭셔리)으로 책정돼 있다. 대신 3시리즈보다는 1000만원 안팎으로 비싸므로 3과 5시리즈 사이 가격대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차라고 볼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520리터로 3시리즈 세단보다 40리터 넓고, 40:20:40으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활용하면 최대 1600리터까지 늘어난다는 점도 이 차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마침 목포에 내려갈 일이 생겨 320d GT 기본형을 타고 성능을 테스트 해봤다. 우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정직한 연비성능이었다. 왕복 700km가 넘는 거리였지만 디젤 50리터 가량을 채우고 주행해 보니 약 4분의 1 정도 연료가 오히려 남았다. 시내주행에서 극심한 정체를 겪었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속도를 높였지만 700km 이상 주행에서의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6.5km가 나왔다. 이 정도면 정직한 연비라고 볼 수 있다.
이 차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됐으며, 오토 스타트ㆍ스톱 기능과 에코프로 모드를 포함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Driving Experience Control),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시스템(Brake Energy Regeneration),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등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들이 총 집약돼 있다.
주행성능은 3시리즈의 기민함보단 5시리즈의 안정감을 더 닮은 듯 했다. 당시 눈이 심하게 내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후륜구동 차(럭셔리는 xDrive가 적용된 상시 4륜구동)임에도 단 한번도 미끄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었다. 대신 순간 가속 시 반응은 다소 더딘 감이 있었다. 스포츠 세단이라기보단 고급 세단으로 분류하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이 차의 무게는 1565kg으로 1430kg인 320d에 비해130kg 이상 무겁다. 이 차이로 인해 안정성은 좋아졌지만 가속능력에서는 다소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차는 실용성 측면에서 선택하면 상위 트림인 5시리즈 못지 않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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