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디젤ㆍBMW 뉴2 시리즈 `포문` 현대차도 24일 `LF쏘나타` 출격 맞불 국산ㆍ수입 세단 `3월 불꽃경쟁` 개막
3월 들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세단 LF쏘나타를 비롯해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 BMW 뉴2시리즈 등이 이달 내 출시된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차는 장기간 신차가 나오지 않은데다 SUV(스포츠실용차) 등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신차 출시로 중형차 대기수요를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 등 올 상반기 세단 신차 계획이 없는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말리부 디젤ㆍBMW 2시리즈ㆍLF쏘나타 등 출시 줄이어=3월 세단 신차 전쟁의 첫 시동은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이 걸었다. 6일 출시된 말리부 디젤은 국산 중형 세단 중 처음으로 나온 디젤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차는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Opel)이 생산한 2.0 디젤 엔진과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아이신(AISIN)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 156마력 및 1750rpm부터 2500rpm 사이의 실용 주행구간에서 35.8㎏ㆍm의 최대 토크를 제공하는 직접연료분사 방식의 2.0리터 4기통 첨단 터보 디젤 엔진을 통해 리터 당 13.3㎞의 연비효율을 갖추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말리부 디젤은 국산 주력 중형 세단 가운데 유일한 디젤 모델로, 서비스가 번거로운 수입 디젤차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수입 디젤 세단을 정조준 했다. 한국지엠 측은 쏘나타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LS디럭스가 2703만원, LT디럭스는 2920만원이다. 동급 가솔린 모델에 비해 300만원 가량 비싸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BMW는 뉴 2시리즈 쿠페를 출시하면서 1시리즈부터 7시리즈에 이르는 세단 전 라인업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M스포츠 에디션으로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며, 최고출력 184마력에 최대토크 38.8㎏,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1초에 도달하는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복합연비 기준 리터 당 16.7㎞라는 효율성까지 겸비했다. 5190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고성능 튜닝 서브브랜드인 `M'이라는 마크가 지니는 가치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시장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오는 24일에는 현대차 LF쏘나타가 출격한다. 지난 2009년 9월 6세대 모델인 YF쏘나타를 출시한 이후 4년 6개월여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이 차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682만대에 국내에서만 300만대 이상 팔린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이다. 신형 제네시스에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을 기반으로 디자인 됐으며,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을 제네시스와 동일한 51%로 끌어올려 중량이 이전 모델인 YF쏘나타(1415㎏)보다 45㎏가량 늘었지만, 연비는 기존(리터 당 11.9㎞) 대비 소폭 개선된 리터 당 12.6㎞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모델에는 또 2.0리터 CVVL 가솔린과 2.0리터 가솔린 터보에 2.4리터 엔진을 추가해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했다.
가격은 가솔린 누우 2.0 CVVL 모델이 2270만~2880만원, 세타 2.4 GDI 모델이 2400만~3010만원(이상 자동변속기 포함) 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기존 모델(터보 제외)이 2040만~2795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은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말리부 디젤에 비해 연비효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과 가격경쟁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SM5는 춘궁기 보낼 듯…QM5 등 SUV에 기대=반면 나름 쏘나타와 말리부 등과 경쟁구도를 기록했던 SM5는 올 하반기나 돼야 디젤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상반기 판매량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SM5는 지난해 3만대 이상을 판매해 말리부보다 앞섰지만 올해 초 들어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까지 판매량은 28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8% 가량 줄었다.
르노삼성은 부진한 SM5 대신 상반기는 1월 말 출시한 QM5 네오를 앞세워 내수 시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QM5의 경우 2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186.9%나 증가한 1575대를 판매하는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SM5 디젤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쏘나타와 기아차 K5에도 디젤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업계에서는 중형 승용차의 연이은 출시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 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 중형차 판매는 지난해 21만4728대로 전년 대비 16%가량 감소하는 등 매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번 신차 출시를 통해 다시 중형차 열풍이 일어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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