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시에나` 넉넉한 2열 공간 등 꾸준한 인기
수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있어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면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 수요가 확산되면서 SUV(스포츠실용차)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니밴역시 실용성 측면에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 확산이 기대되는 차종 중 하나다.
수입차 가운데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온 미니밴 토요타 시에나는 2011년 출시 이후 2012년 641대, 2013년 526대를 판매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레저용차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 차의 진면목은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시승한 차량은 시에나 3.6리미티드다. 이 차는 전륜구동 방식으로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3.9㎏ㆍm을 발휘하는 V6 3.5 VVT-i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가격은 5020만원이다.
탑승 전 차의 외관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무난하고 친숙했다. 세단에 익숙한 시각에서 보면 SUV는 다소 통통한 모습이지만, 이 차는 길이가 있어 크면서도 둔해 보이진 않는다.
이 차의 가장 큰 강점은 넉넉한 실내공간, 특히 2열 좌석의 쾌적함이다. 우선 2열 좌석 사이에 통로가 있어 승합차를 탈 때 느끼는 답답함이 없다. 팔걸이는 물론 다리 받침대도 있다. 3열에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는 전제로 2열 좌석을 최대한 활용하면 발을 적당히 뻗고 숙면을 취할 수 있을 수 있다. 통로는 보스톤백 가방 2개 정도는 놓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옆 좌석과 간격도 적당해 밀착해서 대화할 때 발생하는 서먹함이 없다. 2열에 타면 마치 연예인차를 탄 듯한 기분이 든다.
3번째 열은 승합차와 마찬가지로 한 줄로 된 시트지만 공간이 넓어 답답함은 없다. 듀얼 파노라마 선루프도 답답함을 덜어주는 요인 중 하나다. 대신 마지막 4열은 다소 비좁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성인이 타기에는 다소 비좁다.
수납공간 역시 운전석부터 2열, 3열에 거쳐 손닿는 곳곳에 마련돼 있다는 점도 이 차의 큰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음료수병 3개를 넣어도 공간이 남을 만큼 넉넉한 수납공간이 2개가 있다.
아울러 토요타 특유의 정숙한 주행성능은 이 차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부드러운 엔진음이 은은하게 들렸고, 스티어링휠도 부드러워 여성 운전자들도 부담 없이 운전할 만 하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속능력 역시 무난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연비였다.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있어 복합 공인연비는 자동 기준 리터 당 8.5㎞에 불과한데, 실제 주행에서는 그만큼의 연비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디젤 엔진을 쓰는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의 연비가 리터 당 11.3㎞였고 실제 주행에서도 10㎞ 정도는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정숙성과 가속은 시에나가 한수 위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늘고 있는 가운데 편안함과 고급스러움, 안전성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구입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장거리를 자주 이동하는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추천할 만 하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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