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L63AMG...현대적 감각 스포티함과 우아함 어우러져
메르세데스-벤츠의 럭셔리 로드스터 6세대 `SL63 AMG'은 자동차 마니아라면 한 번쯤 타보고 싶을 만한 꿈의 스포츠카다. 이 차는 전설적인 클래식카 300SL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의 스포티함과 우아함이 함께 어우러진 모델이다.
이니셜 SL은 스포트(Sport)와 경량(Leight)이라는 독일어 단어에서 한 글자씩을 취해 만든 것으로, 실제 이 차는 양산 모델 최초로 올 알루미늄 보디 셀이 적용됐다. 알루미늄 차체의 무게는 256㎏으로 기존 모델 대비 약 110㎏ 가벼워졌으며, 비틀림 강성도 20% 향상되어 역동적인 주행과 안전성, 연료 효율성까지 모두 실현됐다. 이 때문에 폭발적인 출력과 주행 역동성에도 불구하고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 배출은 30% 이상 줄었다.
SL 63 AMG는 배기량 5461㏄ 신형 V형 8기통 AMG 엔진에 AMG SPEEDSHIFT 7단 멀티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됐다. 최고 출력 537마력(5250∼5750rpm), 최대 토크 81.6㎏ㆍm(2000∼4500rpm)의 강력한 주행능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3초만에 주파하고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리터 당 7.8㎞(복합연비), 230g/㎞로 효율성을 높였다. 가격은 2억500만원이다.
월급쟁이 형편에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이 차를 타고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도 양수리까지 왕복 주행해 봤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우렁찬 시동음이 울렸다. 그렇지만 슈퍼카 특유의 운전자를 기죽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굉음이라기보단 중저음의 중후함이 있어 다가가기는 한결 편했다.
저속에서는 역시 첫인상대로 신사적인 부드러운 주행능력을 선보였다. 저속에서는 엔진 소음도 크지 않았고 소위 `좀 달리자'는 식의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민감한 가속 반응도 없었다. 너무 힘이 센 차를 만나면 저속에서 자주 꿈틀거려 쉽게 피곤해지기 마련인데 이 차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엑셀레이터를 꾹 밟자 신사는 헐크로 돌변했다. AMG차량 특유의 굉음과 함께 고개가 뒤로 푹 젖혀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타깝지만 이 차는 우리나라 도로 상황에서 특히 비싼 가격 덕에 서민층이 소유하긴 어려울 듯 하다. 그렇지만 약 1시간 가량의 짧은 주행이었음에도 이 차의 매력에 푹 빠져 다른 차들이 심심할 지경이었다. 더 빠져들어 `카 푸어'가 되기 전에 더는 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싶을 만큼 매력적인 차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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