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준대형 세단 `그랜저 디젤'은 힘과 경제성의 조화를 이뤄내면서 동시에 프리미엄급 정숙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차다. 연비효율과 주행성능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입 디젤 세단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담겨있는 듯 하다.
이 차의 주요 성능을 우선 살펴보면 이미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에 적용돼 뛰어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 받은 2.2리터 R엔진을 개선,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대응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ㆍ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리터 당 14.0㎞의 합리적인 연비를 구현했다.
시승한 차는 2015년형 그랜저 디젤 프리미엄이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163㎞의 구간을 시승했다. 우선 외관은 가솔린 모델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승계했다. 차 뒷면에 달린 마크만 다를 뿐이다. 내부 디자인 자체도 큰 변화는 없으며, 전장이 약 10㎜ 늘어난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180㎝가 넘는 성인 남성이 타도 무릎 부딪힐 걱정은 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뒷좌석이 인상적이었다.
시동을 걸었는데 가솔린 모델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BMWㆍ폭스바겐 등 독일 디젤차들의 경우 주행 중이라면 모르지만 시동을 걸때는 특유의 `우웅' 하는 거친 엔진음이 들리기 마련인데, 이 차에서는 전혀 그런 소음이 나오지 않았다.
주행 중에는 소음이 강해질까 싶어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여전히 조용했다. 싼타페 등 SUV(스포츠실용차)과 같은 디젤 엔진을 썼지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흡차음 성능을 집중적으로 개선한 결과"라면서도 구체적인 비결에 대해서는 영업 기밀이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가속 능력은 가솔린보다 준수했다. 강력한 엔진의 힘을 받아 시속 100㎞ 이상으로 단숨에 속도를 높였다. 직선 주행 시 가속과 제동 성능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다만 서스펜션이 소프트해서인지 회전구간에서의 쏠림 현상은 다소 발생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차체가 두어 번 출렁거리면서 차츰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연비 역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긴 했지만 정체가 거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로 달렸음에도 연비는 리터 당 12.5㎞ 정도 나왔다. 연비 측정 계기판을 리셋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80㎞ 전후로 정속주행을 해보니 리터 당 16∼17㎞ 수준이 찍혔다. 디젤의 장점이 연비효율이라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숫자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수입차를 포함해 `그랜저 디젤'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비 혹은 힘을 주로 자랑하는 유럽 디젤세단과 비교했을 때, 디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도 프리미엄 가솔린 세단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해 낸 그랜저 디젤의 조화는 비교 대상이 그리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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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주요 성능을 우선 살펴보면 이미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에 적용돼 뛰어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 받은 2.2리터 R엔진을 개선,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대응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ㆍ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리터 당 14.0㎞의 합리적인 연비를 구현했다.
시승한 차는 2015년형 그랜저 디젤 프리미엄이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163㎞의 구간을 시승했다. 우선 외관은 가솔린 모델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승계했다. 차 뒷면에 달린 마크만 다를 뿐이다. 내부 디자인 자체도 큰 변화는 없으며, 전장이 약 10㎜ 늘어난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180㎝가 넘는 성인 남성이 타도 무릎 부딪힐 걱정은 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뒷좌석이 인상적이었다.
시동을 걸었는데 가솔린 모델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BMWㆍ폭스바겐 등 독일 디젤차들의 경우 주행 중이라면 모르지만 시동을 걸때는 특유의 `우웅' 하는 거친 엔진음이 들리기 마련인데, 이 차에서는 전혀 그런 소음이 나오지 않았다.
주행 중에는 소음이 강해질까 싶어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여전히 조용했다. 싼타페 등 SUV(스포츠실용차)과 같은 디젤 엔진을 썼지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흡차음 성능을 집중적으로 개선한 결과"라면서도 구체적인 비결에 대해서는 영업 기밀이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가속 능력은 가솔린보다 준수했다. 강력한 엔진의 힘을 받아 시속 100㎞ 이상으로 단숨에 속도를 높였다. 직선 주행 시 가속과 제동 성능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다만 서스펜션이 소프트해서인지 회전구간에서의 쏠림 현상은 다소 발생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차체가 두어 번 출렁거리면서 차츰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연비 역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긴 했지만 정체가 거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로 달렸음에도 연비는 리터 당 12.5㎞ 정도 나왔다. 연비 측정 계기판을 리셋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80㎞ 전후로 정속주행을 해보니 리터 당 16∼17㎞ 수준이 찍혔다. 디젤의 장점이 연비효율이라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숫자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수입차를 포함해 `그랜저 디젤'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비 혹은 힘을 주로 자랑하는 유럽 디젤세단과 비교했을 때, 디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도 프리미엄 가솔린 세단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해 낸 그랜저 디젤의 조화는 비교 대상이 그리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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