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SM5 D', 연 1만km 주행시 쏘나타-말리부보다 50만원 이상 유류비 절감
지난 7월 출시한 르노삼성자동차 SM5 D(디젤)는 최강의 연비를 자랑하는 차다. 배기량만으로 보면 1461㏄로 준중형 세단인 SM3보다 작지만 크기와 디자인은 SM5와 같다. 그런데 연비는 리터당 16.5㎞로 배기량 기준을 무시하고 모델만으로 보면 국산차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SM5 D가 2580만원, 고급 사양이 추가된 SM5 D 스페셜이 2695만원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2255만~2990만원)와 비슷하고 쉐보레 말리부 디젤(2777만~3037만원)보다 저렴하다. 연비나 가격 면에서 실속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제격이다.
이쯤 되면 이 차의 성능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어 직접 타봤다. 우선 외관은 기존 SM5 모델과 거의 같았지만, 내부는 단순하고 소박했다.
요즘 모든 신차에 당연한 듯 달려 있는 내비게이션이 없었고, 정말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 외에는 다 빼버린 것 같았다.
스티어링휠 등 차 내부 인테리어는 거의 다 플라스틱으로 감싸 이 차가 다이어트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이 차에서 강조한 점은 '한 번 주유로 10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차'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연이어 주행해 봤다.
우선 시동 소음은 수입 디젤보다 조용했지만 가솔린차보단 다소 거칠었다. 가속능력 역시 준중형 가솔린차보단 났지만 중형 디젤 세단에 비해서는 부족했다. 정숙성은 흡읍재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무난했다.
연비를 살펴봤다. 시내에서는 평균 리터 당 11㎞ 정도의 연비를 기록했는데, 막히는 길에서는 그보다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대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연비 측정 결과 리터 당 18㎞ 이상이 나왔다. 막히는 길만 아니라면 르노삼성의 말이 거짓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디젤의 힘까지 기대할 순 없었다. 이 차에는 르노의 1.5리터 dCi 디젤엔진(110마력, 24.5㎏·m)과 독일 게트락사(GETRAG)의 6단 듀얼클러치(DCT)가 탑재됐다.
단 급경사에서는 약간 뒤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행 안정성은 평범했지만 무게 균형이 잘 잡혀서인지 밀림 현상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인테리어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 차의 주요 고객은 경제성을 중시할 것인 만큼 큰 고려사항은 아닐 수 있다.
르노삼성은 연간 1만㎞를 주행할 경우 쏘나타와 말리부 등 경쟁차에 비해 5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행 결과에서도 경제성만큼은 강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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