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GLA클래식 전용도로 연비 20km연료눈금 거의 안움직여
메르세데스 벤츠의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더 뉴 GLA 클래스는 '소형 SUV도 벤츠가 만들면 다르다'는 이미지를 국내에 심어주기 위해 선보인 이 회사의 야심작이다. 강력한 힘과 준수한 연비의 적절한 조합이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8월 국내 출시된 이 차는 배기량 2143㏄의 터보 디젤 엔진에 7단 이중 자동변속기(DCT)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m의 힘에 복합연비 리터 당 16.2㎞(도심 14.3 고속 19.5)의 효율성을 갖췄다. 전륜구동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9.9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GLA 200 CDI였다. SUV지만 차체가 낮아 거의 해치백처럼 보이는 이 차는 우선 외관상으로 강력한 근육질이 연상된다. 실내는 벤츠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벤츠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졌다. 가솔린 수준의 정숙성은 아니지만 듣기 무난한 엔진음이다. 이 차를 가지고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번갈아 운전해 봤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때문인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다소 반응이 늦게 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주행 자체는 매끄러웠다. 차가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가속페달을 너무 강하게 밟을 경우 차가 갑자기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속력과 힘은 합격점이었다. 삼청동길 같은 높은 언덕도 거침없이 올라갔으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100㎞ 이상으로 달려도 차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앞과 옆 차와 접근한다는 느낌이 들 때는 여지없이 주의 어시스트와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가 경고음을 내면서 주의를 환기시켜줬다. 차가 알아서 주차공간을 찾아내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기능도 있지만 아쉽게도 전용 주차장에 들어갈 기회가 없어서 시험해 보진 못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매뉴얼 총 3가지가 있는데, 에코 모드와 매뉴얼 모드는 큰 차이를 못 느꼈고 다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 회전수가 빨라지면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줬다.
운전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보다 연비 효율성이었다. 도심 주행에서는 리터 당 약 15㎞가 나왔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연비는 리터 당 20㎞를 넘어섰다. 약 150㎞ 정도를 달렸는데도 연료 잔량을 표시하는 눈금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 차의 가격은 4900만원으로 소형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비싸다. 그러나 벤츠라는 브랜드와 성능을 감안하면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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