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30d’날렵함-우람함-낮게 깔린 중후함 갖춰… 장거리투어에 적합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중반 무렵까지 유럽의 귀족 자제들 사이에서는 '그랜드 투어'라고 불리는 장거리 유럽 여행이 유행했다. 그랜드 투어는 짧으면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유럽 곳곳의 문화와 역사 등을 경험하며 상류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거리 여행에 필수적인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편의장비를 갖춘 고성능 자동차인 BMW의 그란투리스모(GT)는 바로 여기에서 파생된 용어다.
BMW GT 30d는 많은 사람이 5시리즈의 한 종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7시리즈의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5004㎜, 3070㎜로 7시리즈의 숏바디 모델과 같다. 전고는 1559㎜로 세단 모델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같은 구조에 따라 GT 30d는 앞에서 보면 평범한 세단 같으면서도 옆으로 보면 완만하게 꺾여 내려오는 지붕구조로 인해 쿠페의 날렵함이, 뒤에서 보면 높은 전고와 넉넉한 후면 디자인으로 SUV의 우람함이 느껴진다. 일상과 비즈니스, 여가를 모두 한 대의 차량으로 해결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모델이 GT 30d이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시트 포지션이 세단 모델에 비해 높다. 따라서 운전하는 시야도 넓어져 마치 X5를 운전할 때의 느낌을 받게 한다. 차의 움직임은 세단의 낮게 깔리는 중후함이 살아있다. SUV와 세단의 장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주행성능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BMW의 트윈파워 직렬 6기통 3.0ℓ 디젤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 x드라이브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짝을 이뤄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m의 힘을 낸다. 2톤이 넘는 차량의 무게와 고성능 퍼포먼스로 인해 연비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면 복합 기준 연비가 14.0㎞/ℓ에 달하니 염려할 필요는 덜어도 되겠다. 이 모델은 수납공간이 많기로 유명하다. 장거리 여행을 다니는 운전자를 배려한 측면이 엿보인다. 특히 센터페시아에 작은 서랍장같이 자리 잡은 수납공간은 외곽 고속도로 운전 시 발급받는 통행권이나 카드, 잔돈, 주차권 등을 손쉽게 넣고 뺄 수 있어 편리했다.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뒷좌석은 앞쪽으로 73㎜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최대 33도까지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등받이가 갖춰져 있어 장거리 이동 시 운전자뿐 아니라 뒷좌석 동석자들도 편한 동석이 가능하게끔 했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700ℓ까지 늘어나는 트렁크 용량은 골프백을 비롯한 레저용품을 담기에도 충분하다.
BMW GT는 전 모델이 럭셔리 트림으로 판매된다. 판매가격은 피션트다이나믹스(ED) 7370만원, 30d 8170만원, 30d x드라이브 8520만원이다. 이 모델들에 적용된 모든 디젤 엔진은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돼 전국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의 각종 혜택을 누리게 된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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