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등 일부 브랜드 미적용
'도넘은 원가절감' 지적 잇따라
"유럽처럼 의무화 법규 마련을"
지난달 기아차 모닝을 제치고 경차 1위에 오른 한국GM의 쉐보레 더 뉴 스파크가 때아닌 안전 불감증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트림에서 뒷좌석 헤드레스트(머리보호대)를 없앤 데 따른 후폭풍이다.
8일 쉐보레 스파크 동호회 등 다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신형 스파크의 LT플러스 이하 하위 트림에 뒷좌석 머리보호대가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돌 사고 시 뒷좌석 탑승자의 목을 보호하는 유일한 안전사양이라는 점에서 원가절감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루 1000대씩 계약이 몰리면서 사실상 올해 인도 가능한 물량을 모두 소진한 쉐보레 임팔라 역시 뒷좌석 중앙 머리보호대가 없다. 크루즈와 신형 스파크 전 트림에도 중앙좌석의 머리보호대는 탑재하지 않았다. 유럽에 동시 판매 중인 아베오만이 2열 중앙 머리보호대를 장착했다.
수입차의 경우에도 포드가 유럽에도 판매하는 퓨전(유럽명 몬데오)은 2열 중앙 머리보호대를 장착한 반면, 그렇지 않은 타우러스는 탑재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는 유럽 판매 모델을 수입하는 국내에서는 모두 탑재하고 있지만, 반대로 중국이나 인도 등 현지 생산 판매를 하는 나라에서는 2열 중앙 머리보호대를 뺐다.
현대차 역시 이전까지는 내수용과 유럽용을 구분해 뒷좌석에 머리보호대를 뒀지만, 지금은 기본옵션으로 적용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경우 2015년형 모델부터 뒷좌석 중앙 머리보호대를 새로 추가하고 하위 트림까지 확대했다. 쏘나타 역시 LF쏘나타부터 뒷좌석 중앙 머리보호대를 장착했고, 아반떼와 엑센트 등 소형차급까지도 적용했다. 과거에는 머리보호대 유무 문제로 비판을 받았지만, 개선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브랜드에 따라 머리보호대의 유무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국내에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좌석 안전 기준은 좌석 등받이의 높이 제한 규정이 있는 정도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뒷좌석 중앙 머리보호대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고, 유로NCAP 테스트에서 머리보호대의 안전성을 별도로 측정할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을 확실히 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뒷좌석 탑승객의 경우 후방추돌 시 목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안전장치가 머리보호대"라면서 "5인승 차량이라면 인원수에 맞게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하지만, 원가절감의 차원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 업체도 많다. 유럽처럼 의무화 법규를 제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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