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절대강자의 '환골탈태'
외관 등 닮아 '미니 제네시스' 애칭… 더 넓어지고 편안한 승차감
과거 생애 첫차로 2030 세대들의 선택지가 좁았던 시대의 아반떼는 준중형차 시장에서 경쟁 상대가 없는 절대 강자였다. 여전히 최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아반떼는 어느 샌가부터 '생애 첫차' 타이틀을 지키는데 위태해졌다. 국산차에서는 르노삼성 QM3와 쌍용차 티볼리와 같은 강력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모델이 쏟아지고, 수입차 업체들도 고성능 엔트리 모델을 대거 내놓으면서 개성 강한 젊은이들의 시선도 함께 멀어졌다.
현대차의 선택은 이들을 따라서 아반떼의 개성을 강화하는 것도, 고성능 스포츠 엔진을 탑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바로 '기본기의 혁신'과 '모든 연령대의 소화'를 목표로 한 변신이었다.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아반떼AD)에 내건 표어인 '슈퍼 노말(Super Normal)'은 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내재한 뜻이기도 하다. 시승 모델은 현대차가 가장 힘을 싣고 있는 트림인 1.6ℓ 디젤이다. 현재 전체 계약의 약 15%가 1.6 디젤 모델이고, 회사는 앞으로 이 비중이 계속 늘어 최대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5세대 아반떼 출시 당시 르노삼성 SM3를 경쟁 모델로 삼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폭스바겐 골프를 지목한 것도 디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6세대 아반떼의 외관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미니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를 떠올리게 하는 전면 대형 헥사고날 그릴과 후면 리어램프 라인이 주는 중후함은 물론, 실제 차의 크기도 이전 세대보다 전장은 20㎜ 길어지고 전폭은 25㎜ 넓어졌으며 전고도 5㎜ 높아졌다. 이미지와 차체 크기에서 모두 준중형차의 틀을 깨고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에서부터 젊은 층은 물론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주행에서 가장 와 닿은 아반떼의 변화는 고속고도에서의 안정감이었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차가 붕 뜨는 듯한 느낌을 경험했던 과거 아반떼 경험자라면 특히 더 체감이 갈 만한 부분이다. 서스펜션 세팅을 더욱 단단하게 개선하고 구조용 접착제를 40배 이상 늘리면서 차체 강성을 높인 덕분이다. 고속 주행 시 운전대를 잡은 손도 한결 편안해졌다.
아울러 후륜 서스펜션의 충격 감쇄 역할을 하는 쇽업소버를 기존 비스듬한 모양에서 직각으로 세움으로써 위아래로의 진동을 충분히 흡수하고 승차감을 향상했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트렁크의 용량이 다소 줄었지만, 현대차는 이 같은 희생이 충분한 주행성능의 가치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m으로 제원상 수치도 이전 모델보다 각각 6.3%, 7.4%가량 올라갔다. 복합연비는 18.4㎞/ℓ다. 준중형차 최초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하고, 뒷좌석 열선시트와 앞좌석 통풍시트, HID 헤드램프, 17인치 타이어 등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추가했지만, 판매가격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신형 아반떼의 판매가격은 1.6 가솔린이 1384만~2125만원이고, 디젤은 1600만원에서 시작한다. 시승 모델의 경우 풀옵션차로 2371만원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