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티볼리 디젤'
올해 1월 쌍용차가 가솔린 엔진을 얹은 티볼리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디젤 SUV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 있게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티볼리는 경쟁 디젤 SUV 홍수 속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상반기 누적판매 1만8000여대로 소형 SUV 최강자의 자리에 우뚝 섰다.
출시 이후 6개월이 흘러 지난 7월 약속대로 디젤 모델을 출시했고, '디젤 날개'를 단 티볼리는 지칠 줄 모르는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652대 판매된 티볼리 중 무려 2526대가 디젤 모델일 정도로 디젤 모델로의 이동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달부터는 티볼리 디젤 및 사륜구동 모델의 유럽 판매도 시작한다.
겉으로 보기에 디젤 모델의 차이점은 없다. 굳이 차이를 꼽는다면 디젤 엔진을 나타내는 배지를 달았다는 것뿐이다.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티볼리 디젤은 안으로부터의 변화에 핵심이 있다. 기존 가솔린 모델에서 지적됐던 힘의 아쉬움을 가볍게 털어냈다.
쌍용차는 다이내믹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초반 가속과 반응도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의 초기 반응을 높였고, 이를 위주로 매핑을 했다. 이를 통해 가속페달을 적게 밟아도 잘 나가고,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잘 서는 차를 만든 것이다.
티볼리의 디젤 엔진에 저회전부터 강한 토크를 끌어낸다는 'LET'(Low-End Torque) 엔진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가솔린 모델의 최대토크 16.0㎏·m보다 두 배가량인 30.6㎏·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아울러 티볼리의 디젤 엔진은 1000rpm에서 토크의 55%를 낸다.
지난 7월 출시와 함께 기자 시승행사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한 것도 이러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티볼리 디젤은 서킷주행, 도로주행, 슬라럼(지그재그 코스를 달리는 자동차 경주) 등 총 3개 코스를 소형 SUV답지 않은 강력한 힘과 반응속도를 바탕으로 유유히 지났다. 승차감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조금 더 딱딱해졌지만, 그만큼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에도 뒷바퀴 서스펜션이 버티는 정도가 높다.
연비 개선에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가솔린 모델 12.0㎞/ℓ의 연비를 디젤 모델로 오면서 15.3㎞/ℓ로 향상했지만,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차의 QM3의 연비 18.5㎞/ℓ보다는 떨어진다. 대신 가격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 경쟁 모델보다 2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주행패턴에 달렸다. 평균 주행거리가 짧고 승차감을 우선으로 여긴다면 가솔린 모델을, 장거리 운행이 잦고 경쾌한 주행성능을 원한다면 디젤 모델을 고려해 볼 만하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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