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예산 464억원 책정
업계선 5만대 이상 판매 예상
환경부 "형평성 문제 없을것"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정부의 하이브리드차 구매보조금 지원 예산에 대한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 한해 하이브리드차 구매보조금 지원 사업 예산으로 464억원을 책정했다. 구매보조금은 대당 100만원으로, 정부는 올해 총 4만6400대의 하이브리드차를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구매보조금을 304억원, 즉 3만대 지원을 목표로 책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지원 대상 차종의 판매량이 절반 수준인 1만5000여대에 그치자 애초 계획했던 564억원에서 소폭 삭감해 재조정했다.
하지만 업계는 올해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판세가 예년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불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여파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업체별 신차 출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만 하더라도 2014년 5000여대 수준에서 신형 LF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온 지난해 전년보다 121%나 증가한 1만1737대를 기록했다. 신차 효과 감소분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역시 최소 1만대 이상의 판매가 예상된다.
기아차에서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형 K5 하이브리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다. 기아차는 내부적으로 월 500대 이상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어 최소 연 6000대 이상이 팔릴 전망이다. 연말 예약판매가 800대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실적은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추가한다. 현대차는 이날 공식 출시를 시작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올해 내수 판매 목표로 연 1만5000대를 제시했다. 상반기 중 기아차도 하이브리드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형 SUV에 대한 수요를 등에 업고 아이오닉과 함께 연 1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토요타(렉서스 포함)의 약진과 신차 추가도 눈여겨볼 만하다. 토요타는 신형 프리우스와 라브4 하이브리드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한다. 각자 하이브리드 세단과 SUV 모델로 아이오닉, 니로와 경쟁하며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활성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는 올해부터 NX300h가 새롭게 정부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 모델은 올해 1000대 이상의 판매를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신차 합류에 힘입어 한국토요타는 지원 대상 하이브리드차를 총 5000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업체별 판매 목표와 업계 예상 등을 고려하면 올해 정부 지원을 받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5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절반도 쓰지 못했던 정부 보조금 예산이 올해는 바닥을 보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환경부 측은 "하이브리드차가 지난해 편성 예산보다 크게 밑도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면서 "보급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지원 예산을 소진하는 상황이 오길 바란다. 예산을 다 소진하더라도 2017년 예산 확정 시(9월경) 이를 앞당겨 집행하는 방법 등으로 소비자의 형평성이 어긋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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