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발표될 예정인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대신, 심층대상국(환율조작의심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층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하위 단계다.
18일 외환시장·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달 중 내놓을 환율 보고서에는 환율판 슈퍼 301조라 불리는 '베넷-해치-카퍼'(BHC)법과 연계해 환율 조작국 명단이 포함된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대상국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국제사회뿐 아니라 통상·투자 부문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이 대상국에 포함될 경우 환율이 떨어져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무역 등 핵심 경제 분야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 재무부는 환율 조작국 지정 조건으로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과도한 흑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 △한 방향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 등을 꼽았다.
경제계 분석을 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GDP의 1.8% 수준으로 대만(2.6%)이나 중국(2.3%)보다는 낮지만, 계속 증가세다. 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6~7%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내년에 5% 중반으로 하락하고 유가가 올라도 3~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의 환율 정책에 관심을 두고 보고 있고, 정책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하지만 환율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의 등락 폭이 커지면 환율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만 하고 있어서 환율을 한 방향으로만 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을 보면 2010년 이후 원·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은 2~3번째로 많이 절상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환율은) 양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원칙대로 한다면 (환율 조작국에) 안 들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정부 측과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볼 때 미국이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통상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한국을 섣불리 환율 조작국으로 낙인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심층분석 대상국(환율조작 의심국)에는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 생긴 심층분석 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하위 개념으로, 명단에 포함될 경우 환율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한다는 뜻"이라며 "제재 수준도 미국 정부의 사업에 참여가 제한되는 정도라 충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8일 외환시장·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달 중 내놓을 환율 보고서에는 환율판 슈퍼 301조라 불리는 '베넷-해치-카퍼'(BHC)법과 연계해 환율 조작국 명단이 포함된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대상국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국제사회뿐 아니라 통상·투자 부문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이 대상국에 포함될 경우 환율이 떨어져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무역 등 핵심 경제 분야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 재무부는 환율 조작국 지정 조건으로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과도한 흑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 △한 방향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 등을 꼽았다.
경제계 분석을 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GDP의 1.8% 수준으로 대만(2.6%)이나 중국(2.3%)보다는 낮지만, 계속 증가세다. 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6~7%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내년에 5% 중반으로 하락하고 유가가 올라도 3~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의 환율 정책에 관심을 두고 보고 있고, 정책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하지만 환율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의 등락 폭이 커지면 환율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만 하고 있어서 환율을 한 방향으로만 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을 보면 2010년 이후 원·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은 2~3번째로 많이 절상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환율은) 양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원칙대로 한다면 (환율 조작국에) 안 들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정부 측과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볼 때 미국이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통상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한국을 섣불리 환율 조작국으로 낙인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심층분석 대상국(환율조작 의심국)에는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 생긴 심층분석 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하위 개념으로, 명단에 포함될 경우 환율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한다는 뜻"이라며 "제재 수준도 미국 정부의 사업에 참여가 제한되는 정도라 충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