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도색하고 보험처리하면 공짜”정비업자 말 들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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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도색하고 보험처리하면 공짜”정비업자 말 들었다가…

강은성 기자   esther@
입력 2016-11-21 12:18
#A씨는 최근 운전 도중 골목길에서 벽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에 정비업체에 수리를 맡겼는데, 차를 점검하던 이 업체는 A씨에게 차 전체 도색을 권했다. 보험처리를 하면 '사실상 공짜'로 도색을 할 수 있다며, A씨에게 사고내용을 부풀려 접수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하지만 A씨는 어느 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보험사기'에 연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자신은 정비업체 권유대로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이미 A씨가 저지른 일은 사고 조작 등에 따른 보험사기 행위였다.



일상생활 중 흔히 발생하는 차량의 흠집이나 긁힘 등을 사고에 의한 것처럼 허위 조작해 자기차량손해보험(자차보험)으로 손해 보상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사례가 명백한 '보험사기'라며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1일 금감원은 보험사기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량 흠집 등을 이용한 보험사기범 881명을 적발했다며 이용자 주의를 당부했다.

차를 주차해 뒀는데 누군가 긁거나 들이받고 도망가거나(가해자불명사고), 혼자 주차하다가 벽이나 전봇대 등에 긁히는 등 나홀로사고(단독사고)를 일으키면 자차보험으로 차량 파손에 대한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차량이 오래돼 녹이 슨다거나 흠집을 방치 해 구멍이 난 부분 등을 마치 사고로 인한 것처럼 허위 조작해 차량 도색 등 손해처리를 받는 경우다.



김동하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가해자불명사고나 단독사고가 발생하면 개별 사안으로 부분 수리를 해야하는데, 차주들은 경미한 흠집이나 사고를 그냥 방치해두다가 정비업소 등을 찾아 '전체도색'을 권유받고 사고를 조작해 부분수리가 아닌 전체수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가입해있던 보험으로 한꺼번에 손해보상을 받는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명백한 보험사기행위"라고 말했다.
이런 사기는 대부분 일반 이용자들이 보험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는 점을 노린 정비업체의 권유로 이뤄진다. 특히 보험처리로 인한 이용자 손해에 대해서 안내하는 정비업체는 거의 없다. 실제 사고 범위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조작해 손해보상을 받으면 자기부담금을 지불하거나 1건 접수할 경우 3년간 보험료 할인 금지, 2건 이상일 경우 단계별로 보험료 할증 등의 불이익도 받는다. 정비업체는 보험료 인상이 되지 않는다며 이용자를 안심시키는데, 이용자들은 보험사에 알아보지도 않고, 정비업체 말만 듣고 사기에 가담하게 되는 셈이다.

금감원은 유독 차량 전체도색 등 과잉 수리가 많은 정비업체 3곳을 적발해 보험사기 및 상습사기유인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보험사기 혐의자 881명과 상습 사기유인 정비업체 3개를 수사 대상으로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정비업체 말만 듣고 사고 범위나 규모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조작하면 보험사기로 경찰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용자들이 유념해야 한다"면서 "또 그같은 손해보상을 받은 경우 보험료 할증 등 이용자 부담도 늘어나게 돼 결국 손해가 더 커지는 만큼 정비업체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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