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발언대] 한국형 사드, 조기전력화가 답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2602102269101001[1].jpg?var=3529 "[발언대] 한국형 사드, 조기전력화가 답이다")
지난 4월 27일, 한국이 사드(Thaad)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도널드 드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는 크게 두 가지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19년 한국과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재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이끌 수 있게 됐다. 특히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방위비 분담금 모범국가인 한국에게조차 실현가능성이 낮은 사드배치 비용을 요구함으로써 이에 소극적인 NATO 회원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 2% 수준(1066억 달러)의 증액을 보다 강력히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실로 놀라운 고도의 협상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2019년 미국과의 SOFA 재협상에 대비한 철저한 대응논리 마련이 요구된다. SOFA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군무원 및 가족 포함)이 사용하는 시설, 구역 및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주한미군이 한국 주둔에 필요한 부지와 시설, 지원인력, 기타 비용들에 대해 두 나라 공동부담 사항들을 명시하고 있다. 즉, 사드를 포함한 미 무기체계의 한국 배치와 그 운영유지비용은 SOFA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19일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이 '사드 돈은 우리가 낸다'라고 언급한 점도 이를 방증하는 결과다. 일본, 독일 등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우, 내년도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약 1960억엔(2조원) 규모다. 주일미군 지원근로자 연봉이 71%(1400억엔)로 대부분이고 기타 전기, 상수도, 시설보수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SOFA 재협상 간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만일 사드 배치 및 그 운영유지비용을 일부라도 포함한다면, 사드 뿐만 아니라 미군이 배치하는 모든 무기체계 비용과 운영유지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황당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특히, 운영유지비용은 무기체계 전 순기비용의 60~70%를 차지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으로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다.
둘째 한국형 사드(L-SAM)의 조기전력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사실, 미국과의 사드 협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를 대체할 국내 독자무기의 조기 전력화 방안 외엔 대안이 없다. L-SAM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 중이나, 2025년이나 돼서야 전력화될 예정이다. 만일 사드가 없다면 무려 7~8년의 전력공백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일본은 북한의 무경고·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미국과의 공동 시물레이션 결과를 반영해 이지스함 함대공미사일(SM3 Block IIA)을 연말까지 배치키로 하는 등 대응 무기체계 조기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형 사드와 같은 국가전략 무기체계 개발 시, 이를 조기에 전력화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과 절차, 행정소요 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전략 무기체계의 높은 개발 리스크를 고려해 미 고등국방연구소(DARPA) 수준으로 성실수행 인정제도를 전격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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