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연내 첫번째 전기차 공개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 출시
토요타는 2020년까지 양산체제
"친환경차 경쟁서 도태 위기감"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수소연료전기차 3사가 모두 전기자동차 시장에 합류한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수소차를 주력 친환경차로 키우던 토요타와 혼다가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수소차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고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친환경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올해 중 첫 번째 전기차를 공개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연구개발부서 안에 전기차 부문을 설립했다. 미국에서 먼저 클래리티 전기차를 내놓고 내년에는 중국시장 전용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3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보였고 내년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 역시 작년 11월 전기차 개발을 위해 부품업체들과 사내 벤처를 설립하고 2020년까지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제휴를 8년 만에 끝내고 독자적인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토요타 등은 전기차를 수소차로 가는 징검다리로만 보고 수소차에 집중했지만, 커가는 전기차 시장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소차 업체들은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 등을 이유로 전기차에 부정적이었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차, 토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 등 현재 선보인 수소차는 충전 시간이 3분에 426~589㎞까지 주행할 수 있다. 반면 국내 보급 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GM 볼트(Bolt)EV는 1회 충전으로 383㎞를 주행할 수 있지만, 충전시간이 급속충전을 해도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런 단점에도 전기차는 수소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충전 인프라 구축비용 등으로 친환경차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시장은 전년과 비교해 59.52% 늘어난 201만대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전기차 시장이 2020년까지 770만대로 성장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수소차의 판매실적은 초라하다. 토요타 미라이의 작년 판매량은 1000대 안팎으로 애초 목표인 2000대를 채우지 못했다. 혼다는 아예 클래리티를 내놓은 첫해 200대만 팔기로 했고, 현대차 투싼ix의 판매대수인 242대에 그쳤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의 2016년 수소차 판매 전망치인 4500대에 32% 수준에 불과하고, 2020년까지도 6000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는 대당 4000만~5000만원 수준인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는 7000만원대로 비싸고, 충전소 비용도 전기차의 20배 수준인 30억원이 드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합류한 것은 수소차 대중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는 전기차 시장을 외면하면 미래차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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