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통신 기본료 폐지 논란의 해법

[ ] | 2017-06-18 18:00
홍진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이슈와 전망] 통신 기본료 폐지 논란의 해법

홍진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꼭 1년전 필자는 본 지면에서 '단통법 수혜자인 통신사들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 조치를 펴지 않는 한, 기본료폐지 등 국민적 저항에 봉착하고 단통법 폐지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 바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통신 기본료를 폐지 방안을 내놓으라며 미래부를 압박하고 있고, 이통3사는 수조원 적자를 볼게 뻔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본료 없애면 알뜰폰 다 죽는다'는 항의와 시장경제를 부인하고 초법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주춤거리고 있다.

기본료 폐지는 대통령의 공약이며 국민적 관심사다. 그렇다고 일방적 강행은 소통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이미지에 맞지 않으며,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하고자 취지의 일개 방책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서두르지 말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서 지속 가능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이 2년마다 2배씩 증가해도 유효한 대책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개인별 데이터 이용량은 올해 3월 4.6GB를 돌파했고, 2021년 월 23GB에 도달할 것으로 시스코시스템스는 전망했다. 때문에, 기본료 폐지와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면서 이용량 폭증에 따른 미래 요금인상 요인을 완화시킬 다원적 대책이 요구된다.

LTE 최저 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넘기고, 이통3사는 현재 요금으로 한 단계 높은 용량을 제공하자. SK 텔레콤 기준으로, 월 300MB 용량은 요금인상 없이 1.2GB로, 1.2GB 요금제는 2.2GB로 등 허용 용량을 한 단계씩 상향시키자. 그러면, 평균 5000원 전후의 요금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최저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는 6700원이 경감된다. 2G, 3G 가입자에게도 동일 수준으로 인하하자. 저소득 취약계층에게는 통신비 자체를 인하하고, 그 이상의 LTE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에게는 용량 확대로 대신하자는 것이다. 이통3사는 매출 감소를 덜고,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LTE로 이동할 기회를 제공하고, 초연결사회 진전에 따른 정보 이용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

단말기 할부금은 가계통신비의 21.2%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제조사의 반대로 무산된 분리공시제를 도입할 때가 됐다. LG전자가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만큼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통3사가 장악한 단말기 유통체계를 자급제와 양립할 수 있는 공정경쟁 기반 조성도 필요하다. 일반 시장 구입가가 오히려 비싼 기이한 구조에서 가성비를 감안한 단말기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산 저가 스마트폰 유통도 활성화시키자.

데이터 이용량 폭증시대에 요금 안정화를 이루려면 시장원리에 의한 요금경쟁이 핵심이다. 이통3사의 과점체계에 기인한 요금 담합 해소를 위해 제4이동통신 선정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5G 통신망 조기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18년전 시가총액 1위였던 KT가 38위로 밀려난 지금, 통신역무는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7차례나 재정 안정성 미달로 무산됐던 제4이동통신 선정이 기본료 폐지 논란으로 불발되면 근원적 처방 기회가 사라진다. 알뜰폰 사업자에게 틈새 시장을 보장하고 육성하는 일도 같은 이유로 소홀히 하면 안되겠다.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단통법폐지론은 단말기 구입할인과 통신요금 할인간에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우려가 크고, 장기 사용자에게 단말기 비용전가 논란이 재발하고, 단말기 교체주기가 단축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요금제와 '꼼수 요금제'를 일반 국민이 비교 선택이 가능하게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통신료를 면제하면서 콘텐츠산업 육성 효과가 있는 제로레이팅도 도입하자. 통신비 절감과 공공재 역할을 제고하는 공공 와이파이 확대도 병행 추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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