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 시급하다

[ ] | 2017-06-19 18:00
박기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

[포럼]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 시급하다

박기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



정의란 말을 한글로 써놓고 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인해 헷갈릴 때가 있다. 정의라고 쓰면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의미하는 말이 된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초베스트셀러가 됐던 적이 있었을 만큼 우리는 정의에 목말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탄핵정국에서 더욱 그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 다른 의미에서의 정의를 이야기해 보고 싶다.

이 정의는 어떤 사물이나 말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definition'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이 정의를 내리는 일에 소홀했고 지금 그 해악을 절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등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루어지는 모든 말과 사물의 교육 훈련이 절대 부족한 것이 심각한 상태다. 그것은 한글 한자교육과 관련해 폐지 병용 일부 사용 등 교육 정책의 혼란으로 인해서 더욱 나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의 시험 현장에 나가 보면 절대다수의 학생들이 시험 문제의 지문을 지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문제를 이해조차 하지 못하니 푸는 것은 기대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국어 교육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자기 이름을 한자로 적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한자로 된 명사와 동사가 많은 우리 언어의 특성상 교육 현장의 낙오자들이 덜 발생하도록 교육 정책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 모아야 한다. 어떻게든 이 격차를 줄여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더 다른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정보의 격차가 갈수록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정의를 이해하지 못하니 이치도 의미도 모르고 소외당하고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이미 첨단 과학과 선진 문물의 발달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새로운 단어와 신조어들이 정보의 격차를 만들어 내면서 많이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올드맨과 영맨의 격차를 심각하게 벌려놓고 있다.

3D 프린터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를 두고 선거 과정에서 쟁점이 될 만큼 우리는 벌써 단어 하나를 두고도 세대가 달라지고 있다. 나이로 인한 세대차 뿐 아니라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즉 지식의 차이로 인한 정보 격차가 우리 사회를 교묘하게 갈라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정신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것을 정부와 교육 현장 차원에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학교에서 수업 중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물어보면 그 이해도가 천양지차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것은 개인이 노력해서 배울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그만일지 모르나 과연 그럴까?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층과 그렇지 않은 층의 격차가 이미 심각한 상태다. 디지털 정보 격차를 이대로 두면 사회 통합과 발전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소외계층인 실버세대에 대해 적극적인 교육을 하지 않으면 10년 안에 아니 5년 안에도 완전 불통 시대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것은 결국 국가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세대 간 계층 간 불통으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이런 면까지 골고루 신경 써 주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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