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단비, 농부의 마음에도 내려라

[ ] | 2017-06-19 18:00
김주원 NH농협금융 준법지원부 팀장

[발언대] 단비, 농부의 마음에도 내려라

김주원 NH농협금융 준법지원부 팀장



농부의 마음은 쉴틈조차 없는 6월이다. 가뭄이 극심하던 지난 현충일, 필자 회사의 CEO를 포함한 40여 명은 충남 태안의 마늘밭에서 농촌일손돕기를 펼쳤다. 버스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언제 가유"라고 물으시는 동네주민 말속에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메마른 논바닦에 수북히 널려 있던 마늘들이 순식간에 정리되는 것에 흥이난 주인할머니의 웃음소리에 동네가 떠들썩해졌다.

비빔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던 중에 기다리던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으나 동네주민과 직원들 모두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농협직원이 일한다고 비가 올리는 만무하지만 "농협직원들이 일하러 오니 하늘에서도 비를 내려주시네"라고 하시며 동네주민 한 분은 조심스레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셨다. 가뭄해소에 턱없이 모자란 비가 못내 아쉬웠다.

몇 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온 국민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농부의 마음은 상처 투성이다. 지난 겨울 시작된 최악의 AI로 타들어간 농부의 마음은 극심한 가뭄으로 아예 새까만 숯덩이가 되어버렸다. 두 달만에 재발한 AI에다 농번기 일손부족도 심각하다. 하늘만 쳐다보며 비를 기다리고 인력난에 발을 동동 굴러 보지만 뾰족한 묘안이 없다. 가뭄과 AI가 일시적인 문제라면 일손부족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다. 그나마 많은 기업들이 '1사1촌운동' 참여를 통해 '농촌일손돕기'에 힘을 보태고 있어 다행이다. 최근에는 금융기관 36곳이 농촌과 농업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도농협동 국민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필자의 아버지는 마늘농사를 지으시는 농부다. 많은 도시민들의 아버지 또는 아버지의 아버지도 농부가 아닐까 싶다. 가뭄, AI, 일손부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농부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단비'같은 소식들이다.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셔줄 단비가 내린다는 소식, AI종식을 알리는 소식을 학수고대한다. 일손부족으로 새까맣게 타버린 농부의 마음을 흠뻑 적셔줄 단비도 필요하다. '오뉴월엔 부엌 부지깽이도 갖다 쓴다'는 속담처럼 지금은 일 년 중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다. 우리 모두의 고향인 농촌을 이해하고 우리 모두의 부모님인 농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자. 우리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농부의 마음에 '단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농촌일손돕기'라는'단비'가 전국에 걸쳐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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