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 성장과 경유 가격 인상을 대비해 SUV 제품군을 휘발유로 재편하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신규 등록한 자동차 13만2038대 중 SUV 차종은 5만3206대(SUV 3만9682대+RV 1만3524대)로 전체 40.28%를 차지했다. 2011년 19%에 불과했던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 내 SUV 비중은 지난해 5년 만에 35%까지 늘었고, 올해 들어 40%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신차 시장의 판매 동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최근 SUV 인기가 뚜렷하다. SK엔카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22일까지 이 사이트에 등록한 매물을 차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산차 중에서는 SUV·RV가 29.2%로 가장 많았다. 세단 대형차는 20.9%, 중형차 17.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입차에서도 SUV·RV 차종은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 비중 3위에서 한 계단 높아져 세단 중형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에너지 세제개편안 연구용역이 사실상 경유세 인상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져 경유 엔진 위주로 구성된 국내 SUV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자동차 업체들은 기존 경유 엔진을 휘발유 엔진으로 대체한 SUV를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소형 SUV 코나에 휘발유와 경유 등 2가지 엔진을 얹으며 소형~중형 SUV까지 휘발유 SUV 라인업 구성을 마쳤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3월 휘발유 엔진을 얹은 싼타페와 쏘렌토를 선보인 바 있으며 투싼과 스포티지 역시 몇 해 전부터 휘발유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경유차 규제에 대비해 QM6의 휘발유 모델을 개발 중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대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혼다코리아가 올해 초 휘발유 엔진으로 무장한 신형 파일럿을 선보였고, 한국닛산도 올해 중으로 휘발유 패스파인더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지난해 대형 SUV 익스플로러가 4500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판매 8500대를 기록해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