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12%↑ 1인당 3.5억 꼴
제2 금융권 대출비중 높아 우려
국내 자영업자들의 전체 부채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며, 가계대출에 이어 한국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농·수·신협 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대출 실태 점검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25일 금융감독원은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자영업자 약 150만 명의 총부채가 약 520조 원에 달했다고 최근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대출 뿐만 아니라 개인 병원의 의료기기 리스나 엔화 대출 같은 외화 대출까지 모두 포함한 규모로,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1인당 3억5000만원 꼴로 빚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자영업자 총부채 규모가 460조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12% 이상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속도(11%)를 능가한다. 또한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2012년 자영업자 총 부채규모 318조8000억 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00조원이나 급증한 결과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는 자영업자 부채 연체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제2금융권의 증가율이 높고 업종 쏠림현상도 심화 되면서 본격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실제, 자영업자 총 부채, 520조 원 가운데 은행권 빚이 360조 원, 제2금융권이 160조 원에 달한다. 특히 상호금융 회사에서 빌린 돈은 20% 넘게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 증가율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인 11%보다 높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대출 규모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금감원은 오는 26일부터 농·수·신협 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실태를 현장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특히 부동산임대업 자영업자의 빚이 급증하는 것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 건당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임대업이 자영업자 부채 급증을 가져왔다는 판단이다. 특히 은퇴를 전후해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에 투자하거나 월세 수입으로 노후에 대비하려는 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 대상층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정적인 캐시 플로(cash flow·현금 흐름)를 기대해 부동산임대업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부동산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한국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자영업자 대출시 추가 자본적립을 요구하거나 대출 자산별 한도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는 기획재정부, 중소기업부 등 유관부처와 공동으로 오는 8월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 자영업자 부분을 담을 계획이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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