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비중 71% 차지
#. 삼성전자에서 은퇴한 60대 투자자 A씨는 은퇴 전 회사에서 받은 주식의 가치가 상승해 40억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초 증권사 직원의 계속된 권유로 보유 주식의 1/4가량을 매도해 호텔신라로 갈아탔다. 그러자 삼성전자 주가는 치솟았고 호텔신라 주식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A씨는 결국 해당 증권사를 상대로 주가 매도에 따른 손실액을 배상해 달라며 배상을 청구 했지만, 증권사가 조정안을 거부해 결국 한국거래소의 분쟁조정센터에 의뢰해 조정에 들어갔다.올 들어 주식시장이 급격한 활황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A씨 처럼 증권사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민원·분쟁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증권사의 올 1분기 민원건수는 총 24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식 및 선물 등의 매매 관련 민원이 31건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접수된 매매 관련 민원은 각각 5건, 2건, 1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건 줄었으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각각 3건, 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고령층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민원, 분쟁건수가 확대됐다. 한국거래소에 접수된 분쟁 조정건중에 50대 이상의 비중은 지난 2013년 56.5%에서 지난해 71.2%까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히 부당권유와 일임매매 등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 분쟁이 고령 투자자들에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령의 투자자들은 은퇴 후 노후자금 확보로 투자 수요는 늘어난 반면 주식투자와 관련한 투자지식이 부족해 영업점 직원의 투자권유와 판단에 쉽게 휘둘리기 때문이다.
거래소에서는 투자자가 증권사와의 분쟁 발생 시 분쟁조정센터에 조정을 신청하면, 무료법률 상담, 증권사와의 조정까지 지원해준다. 이후 피해 여부를 조사해 합의를 권고하거나 전문가들이 참여한 분쟁조정심의위원회에서 분쟁 조정 결정을 내린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투자권유에 쉽게 현혹될 수 있는 고령 투자자의 거래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법원의 증권 관련 판례를 보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사의 주의 의무를 요구 하는 것과 함께 배상액 산정 시 투자자 과실도 함께 따지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욱·김민수기자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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