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전시회 및 콘퍼런스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의 최대 화두는 '정밀의료', 즉 '개인 맞춤형 의학'였다. 76개국에서 1800여 개 기업, 1만6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속속 밝혀지는 생명 메커니즘을 치료제 개발과 의료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유전자와 단백질을 비롯해 인체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각종 물질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결과가 쌓이면서 인류는 각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치료제와 의료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춰가고 있다. 여기에 유전자를 소프트웨어 코딩하듯이 잘라내고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나노기술 등 정밀의료를 가능케 하는 기술도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전 세계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쓰며 함께 고민하는 문제인 '치매'도 이번 행사의 중요한 화두였다.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알츠하이머를 "인류 공공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1970~1980년대 인류가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였듯 이제는 모든 인류가 알츠하이머를 퇴치하기 위해 공동 전선을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인류의 건강한 삶과 장수의 길을 함께 고민하는 이번 행사에서 'K바이오'의 존재감은 예년보다 확실히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신라젠 등 국내 바이오 산업 대표주자들이 집결해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영업 협력상대를 찾는 한편 기술수출 협상을 벌였다. 올해 행사에 참가한 국내 기업과 기관, 지자체는 20여 곳에 달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도 참가해 국내 R&D 성과를 알리고 기술사업화 협력방안을 타진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명도가 극히 낮았던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셀트리온·삼성·한미약품 등 대표주자들이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며 세계가 눈여겨보는 상대가 됐다.
산업 통계수치도 고무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2015년 우리 바이오 산업 수출액은 4조2513억원으로 국내 판매 4조2094억원보다 419억원 많았다. 바이오 산업 수출액이 국내판매를 역전한 것은 최초다. 대표적인 내수시장으로 안주해온 제약바이오 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본격 도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타 산업들과 달리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외교, 통상 갈등 속에서도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특성이 있다. 서울제약, 일양약품 등이 사드 조치로 어려움이 있는 중국에서 활발하게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 이런 특성 덕분이다.
가능성을 확인한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이 이제 집중해야 할 것은 '글로벌화'다. 12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의약품 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합친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2대 시장인 중국 등에 보다 활발하게 진출하고, 전 세계에서 전방위 개방형 협력을 펼쳐 K바이오 생태계를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개방형 협력이 일상화돼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글로벌화만이 성장과 생존에 필수 전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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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와 단백질을 비롯해 인체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각종 물질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결과가 쌓이면서 인류는 각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치료제와 의료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춰가고 있다. 여기에 유전자를 소프트웨어 코딩하듯이 잘라내고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나노기술 등 정밀의료를 가능케 하는 기술도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전 세계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쓰며 함께 고민하는 문제인 '치매'도 이번 행사의 중요한 화두였다.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알츠하이머를 "인류 공공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1970~1980년대 인류가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였듯 이제는 모든 인류가 알츠하이머를 퇴치하기 위해 공동 전선을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인류의 건강한 삶과 장수의 길을 함께 고민하는 이번 행사에서 'K바이오'의 존재감은 예년보다 확실히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신라젠 등 국내 바이오 산업 대표주자들이 집결해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영업 협력상대를 찾는 한편 기술수출 협상을 벌였다. 올해 행사에 참가한 국내 기업과 기관, 지자체는 20여 곳에 달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도 참가해 국내 R&D 성과를 알리고 기술사업화 협력방안을 타진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지명도가 극히 낮았던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셀트리온·삼성·한미약품 등 대표주자들이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며 세계가 눈여겨보는 상대가 됐다.
산업 통계수치도 고무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2015년 우리 바이오 산업 수출액은 4조2513억원으로 국내 판매 4조2094억원보다 419억원 많았다. 바이오 산업 수출액이 국내판매를 역전한 것은 최초다. 대표적인 내수시장으로 안주해온 제약바이오 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본격 도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타 산업들과 달리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외교, 통상 갈등 속에서도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특성이 있다. 서울제약, 일양약품 등이 사드 조치로 어려움이 있는 중국에서 활발하게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 이런 특성 덕분이다.
가능성을 확인한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이 이제 집중해야 할 것은 '글로벌화'다. 12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의약품 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합친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2대 시장인 중국 등에 보다 활발하게 진출하고, 전 세계에서 전방위 개방형 협력을 펼쳐 K바이오 생태계를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개방형 협력이 일상화돼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글로벌화만이 성장과 생존에 필수 전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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