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부담 가중 비판 제기에
"미세먼지 절감 실효성 의문"
정부가 경유세 인상 논란이 확대되자 "경유세율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경유가격 인상이 제2의 담뱃값 인상 파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수습 차원에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제 분야 공청회 관련 브리핑을 갖고, "4개 연구기관의 용역 내용을 확인한 결과 경유 상대가격 인상의 실효성이 낮게 나타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세재정연구원과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다음 달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 공청회에 제출할 연구 용역을 보면 경유가격 인상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용역 내용에는 시나리오별로 경유가격 인상안이 담겼지만 최종적으로는 인상의 필요성이 없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게 최 실장의 설명이다. 청와대도 경유세율 인상을 두고 "아주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 대비 120%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아주 비현실적인 주장이 보도됐다"며 "영세자영업자 대책 등 포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해당 국책연구기관들은 현행 100대 85 비율의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100대 90·100·125 등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용역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기재부와 조세연은 입을 모아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민 부담 가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었다.
이외에 최 실장은 근로소득자 면세자 축소와 관련해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지 않고 중장기 과제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소득자 가운데 면세자 비중은 2005년 48.9%에서 2013년 32.2%까지 낮아졌다가 근로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2014년 47.9%로 급격히 상승했다. 2015년 기준으로는 46.5%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당장 세제 개편을 통해 면세자 비중을 줄이는 조치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주세 과세체계 개편을 논의한 22일 공청회에서는 가격에 비례해 세금이 책정되는 종가세를 무게에 따라 세율을 책정하는 종량세로의 즉각 전환을 검토하지 않고 역시 중장기 과제로 신중히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최 실장은 덧붙였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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