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포럼] `뜨거운 감자` 온라인 광고 규제 해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2402102251102001[1].jpg?var=5458 "[포럼] `뜨거운 감자` 온라인 광고 규제 해법")
급기야 정부에서는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온라인광고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방송업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균형적 규제제도, 즉 신문이나 지상파 방송등에 적용되는 광고심의 제도를 포털 등 인터넷에는 적용하지 않는데 이를 동등하게 심의하라는 그동안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이럴 경우 포털로 몰려가는 광고의 일부가 다시 전통 매체로 돌아와 매체간의 수익 균형성이 어느 정도는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의 매체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이를 위한 정책적 판단은 몇 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과거 정권들은 어느 분야보다도 미디어정책을 강력하게 주도해 왔다. 즉, 국민의 알권리와 콘텐츠산업 진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케이블TV로부터 위성방송, DMB, IPTV에 이르기까지 난개발에 비견될 정도로 수많은 플랫폼들을 허가해 줬으며, 각종 규제와 진흥을 위한 법제나 제도를 만들었다.
그럴수록 플랫폼간 갈등은 계속 증폭돼 왔고, 미디어 시장은 한정된 소비자와 광고시장을 놓고 끊임없는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광고시장은 네이버와 같은 소수 포털이 독식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명분 삼은 정부의 섣부른 개입은 그나마 경쟁적 질서를 만들어 가는 미디어 광고시장을 다시 후퇴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영세 인터넷사업자들의 경제적 보호나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의 내용 규제 등 최소한의 개입으로 제한돼야 한다.
또 한가지 지적할 점은 포털 등의 인터넷광고가 신문이나 방송광고와는 시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광고의 주수입원인 검색광고의 경우 펜션 예약이나 꽃배달 같은 자영업자들의 광고가 대부분이어서 소위 약탈적 관계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게다가 대형 포털을 염두에 둔 온라인 광고 규제는 오히려 중소 인터넷 기업을 더 힘들게 하고, 국내 포털들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지난해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동영상 서비스 1위인 유튜브(PC45.5%, 모바일42.8%)나 페이스북 등 해외사업자에게는 이런 규제를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역대 대부분의 정부는 출범 초 의욕적인 정책들을 시도했다가 역효과만 가져온 사례가 부지기수다. 현 정부 역시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기본료 폐지를 추진했다가 초법적 조치라는 반발속에 별 성과없이 물러서 버려 국민들만 혼란에 빠뜨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ICT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겠다던 공약도 스스로 어긴 꼴이 돼 버렸다.
이제부터 라도 좀 더 신중하게 온라인광고 규제를 포함해 각 사안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 분야는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교훈삼아 공익적인 부분과 시장적 영역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정부나 대선과정에서 무리하게 내세운 어젠다는 과감히 버리고 좀 더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적폐청산의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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