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발행 제동걸린 삼성증권 … `초대형IB` 반쪽 출범 위기

[ 김민수 기자 minsu@ ] | 2017-08-13 18:00
이재용 부회장 '금고형' 이상땐
발행어음 중단…자금조달 비상
"초대형IB 경쟁서 밀리나" 우려
삼성증권 "준비 큰 변동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인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반쪽짜리 초대형IB로 출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삼성증권이 신청한 발행어음 업무 인가 심사를 보류키로 함에 따라, 초대형 IB 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증권이 큰 후폭풍에 직면할 전망이다. 발행어음 업무는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자체적으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에 사용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외형에 비해 무리하게 자본을 확충하면서까지 초대형IB 사업에 도전한 이유도, 어음 발행 사업을 통해 투자사업을 본격화 하기 것이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5개 주요 증권사들은 점점 더 위축되는 주식중개 중심의 사업에서 탈피해 초대형 IB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예상과 달리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들이대면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1심 선고에서 금고형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삼성증권은 결격사유로 발행어음 사업 기회를 잃게 되고, 형 집행 완료일부터 5년 동안 신사업 인가도 받을 수 없다.

그동안 미래 신사업인 초대형IB 사업을 위해 자기자본 확충 및 발행어음 인력과 시스템을 준비해 온 삼성증권은 큰 타격이 불가피해 졌다. 앞서 삼성증권은 초대형IB 지정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 3월 33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한 종합금융투자팀을 신설해 발행어음 인력 및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이 부회장 재판이라는 변수로 인해 초대형IB 경쟁구도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한 다른 경쟁사들이 5년 동안, 국내외 투자시장에서 시장 저변을 넓혀 가는 동안, 삼성증권은 어음발행 업무가 차단된 채 반쪽짜리 초대형 IB 사업을 전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초대형 IB 인가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힘들게 마련해온 자본금 4조원이 오히려 큰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측은 금융당국의 심사 보류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지만, 우선 할 수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초대형 IB 출범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분간은 재판결과 추이를 지켜보며 초대형IB 지정 이후 할 수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심사가 보류 중인 상황이라 준비작업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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