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제 합법화 ‘셜록 홈즈’ 법안 개인정보 침해 우려

[ 이경탁 기자 kt87@ ] | 2017-08-13 18:00
"비밀 누설·제공 안된다" 형식적
공권력 이용 무분별 수집 우려
"개인정보보호법 원칙하에 운영"


문재인 대통령이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놓은 가운데 부실한 법안으로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달 '공인탐정 및 공인탐정업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공인탐정제도는 음지화돼 있는 사설 심부름업체 등을 양지로 끌어내 민간조사업 시장을 키운다는 게 골자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은 사설탐정을 합법화해 수많은 '셜록 홈스'들이 활약 중이다. 정부도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의 해당 법안을 살펴보면 개인정보보호 조치에 대한 구체적 명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법안에서는 개인정보와 관련해 "심부름센터에서 개인정보의 유출과 불법 도청 등의 불법행위가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다. 공인탐정업자는 취득한 문서·사진·자료를 도난, 분실 또는 유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비밀을 누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 등 형식적인 내용이 전부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이 법안 내용은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위치정보법 등과 충돌한다"며 "검·경 수사관 출신 탐정들이 현직 공무원과의 관계와 공권력을 이용해 개인 정보를 무분별로 수집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테두리 안에서만 잘 운영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관련 시장이 커지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지문, 통신기록 등 개인정보를 취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보인권연구소 관계자도 "암암리에 개인정보 오남용이 탐정업을 통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반드시 개인정보보호법에 원칙 하에 제도가 운영되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완영 의원은 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완영 의원실 관계자는 "이완영 의원이 미래일자리특위 간사를 맡고 있어 배분된 법안을 대표 발의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기재위에 알아보고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역할을 최소화하고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는 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창범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겸임교수는 "악의적인 사람들에게만 제도가 적용되면 사회적 정당성에서 바람직하나 추적 과정을 통해 피의자의 친구, 가족 등의 개인정보가 수집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개인정보보보호법 15조 해석에만 맡기면 수위를 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민간조사업을 위한 개인정보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등 명확한 기준이 우선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탁기자 kt87@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구독 신청: 02-3701-5500




DT Main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