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앞당겨 … 내년 3월 출시
"확산 걸림돌 충전시설 적극 확충
세계 첫 양산 기업 자존심 회복"
2020년 세계 친환경차 2위 목표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 3월 한 번 가득 주입한 수소 연료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한다. 또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수소차는 물론 전기차 등 친환경차 31종을 출시해 세계 친환경차 판매 2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차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차세대 수소차'를 첫 공개했다. 기존 투싼 수소차보다 약간 더 커진 이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기존 연료전지시스템 효율 55.3%보다 높은 60% 효율의 시스템을 장착한다. 그만큼 수소연료를 적게 써도 전기를 더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기존 투싼 수소차가 1회 가득 연료 주입 후 415㎞를 달리는 데 비해 새 수소차는 580㎞를 달릴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또 최대 출력도 163마력으로, 이전 투싼과 비교해 약 20% 올라간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핵심기술을 독자 개발했고, 수소차 부품 국산화율을 98%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량 부품 일관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 수소차 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는 또 10년 또는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 성능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당초 내년 2월쯤 이 수소차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6개월 일찍 공개하고 양산 시기도 앞당겼다.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한 현대차이지만, 성능과 가격 경쟁력 등에서 도요타에 뒤졌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차 연구개발을 진행해 이를 바탕으로 2013년 1세대 수소차 투싼 ix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지만, 비싼 가격과 충전시설 구축 부족으로 대중화에 실패했다. 이 차량의 최초 출시 가격은 1억원을 웃돌았고, 충전기는 전국 10여기에 불과했다.
그러는 사이 도요타와 혼다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수소차 산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2014년 3월 수소전기차인 미라이를 출시했다. 수소차로선 첫 세단 모델인 미라이의 주행거리는 미국 기준 502㎞였고, 가격은 투산 ix의 70% 수준인 6800만~7400만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100여기에 달하는 충전소를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만 1000대가 팔려나가 투싼 ix의 누적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혼다까지 작년 3월 589㎞를 달릴 수 있는 수소차 클래리티 양산에 돌입해 수소차 주도권이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류창승 현대차 국내 마케팅실장은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업체로서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라며 "수소 충전 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에 참여해 구매자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10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 11종, 전기차 8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31종의 친환경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4종인 제품군에서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친환경차 판매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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