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첫 공판서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다시 도마

[ 박정일 기자 comja77@ ] | 2017-10-12 16:18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 수첩의 증거 능력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은 수첩뿐 아니라 여러 진술과 객관적 사정에 종합한 만큼 대가성 청탁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변호인단 측은 원진술자의 확인 없이 '전해 들은'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특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심 첫 공판에서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변호인단 측은 "형사재판에서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의 법정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려면 박 전 대통령이 서명 날인하거나, 법정에 나와 진정성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원진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쓴 재전문 또는 재재전문 증거"라며 "안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 참석하지 않고 사후에 박 전 대통령에 들은 말을 의존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 측은 수첩이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증거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1심은 수첩에 기재된 내용과 안 전 수석의 증언, 그 밖에 관련자들의 진술과 객관적 사정 등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인정했다"며 "간접 사실에 대한 증명에는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법칙은 내용의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한 진술증거로 활용될 때로 한정된다"며 "이 사건에서는 다른 간접 사실들과 결합해 증거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 법칙이란 문건 등을 재판 증거로 쓰기 위해 원작성자가 임의로 만들거나 위·변조한 게 있는지 '진정성' 여부를 판단하고, 이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증거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이날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1심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수의를 입지 않고 흰색 셔츠에 정장 차림으로 재판장에 들어왔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에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거의 움직임 없이 차분하게 자리를 지켰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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