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종합대책' 당정 협의
상환능력에 방점 연착륙 유도
정부·여당이 내년 1월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를 개선한 이른바 '신(新) DTI'를 시행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내년 하반기 조기 도입한다. 상환능력에 방점을 맞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취약 차주 지원을 통해, 한국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정책기조다. 그러나 당장, 가계대출을 옥죄는 고강도 처방과 함께 연내 통화당국의 금리인상까지 예고되면서, 한계 차주는 물론 일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국회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 당정 협의를 열고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최종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차주의 상환 능력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DTI를 개선해 내년부터 시행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DSR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새로 마련한 신DTI 제도는 기존 DTI보다 소득을 더 세분화 해 정밀 평가하고, 부채 원리금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금까지 포함하는 방식이다.
또한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1년 단위로 산정하고, 장래 예상소득까지 고려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DSR 제도도,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정부는 당초 DSR 제도를 2019년에 도입키로 했지만, 가계부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를 조기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또한 이번 종합대책에 서민들은 물론 취약 차주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날 김 부총리는 당정협의 후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 최고금리와 연체 가산금리 인하 방침을 밝혔다. 특히 김 부총리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의 채무조정이나 채권소각까지 대책에 담을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금융권이나 정부 당국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저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돈줄을 옥죄는 긴축통화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위한 선제적인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한국은행도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큰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주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당정 협의에는 당에서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의장, 박광온 제3정조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김 부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감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권대경·김미경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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