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최저임금 등 현안 산적
경제 전문가 부족 등 원인으로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정책 야성(野性)'이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각종 경제·노동 정책 등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다른 당에 비해 경제·노동 전문가가 적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옛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바른정당으로 분열되면서 한국당 소속 경제·노동 상임위의 위원 비율이 크게 줄었다. 수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데다, '경제통' 의원 대부분이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갔다.
대표적인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의 정당별 위원 수는 24일 현재 민주당 10명, 한국당 8명, 국민의당 4명, 바른정당 4명이다. 바른정당이 이삿짐을 싸기 전인 지난해 말에는 새누리당 12명, 민주당 10명으로 새누리당이 수적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당으로 경제통이었던 유승민·이종구·이혜훈 의원이 모두 떠났다.
기재위에는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경제 이슈가 쌓여 있다. 법인세율 인상,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최저임금 보전 예상 편성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다 이렇다 할 전문가가 없는 한국당으로선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사정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가 경제·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야당으로서 적극 대응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현재 환노위의 정당별 위원 수는 민주당 7명, 한국당 5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 정의당 1명이다. 여당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정의당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월31일 열린 환노위의 환경노동소위 1차 회의에서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한번에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을 없애려) 하다 보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하기 위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특례업종 자체를 전면적으로 폐지할 것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했고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의 문제 제기에 100% 동의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이 전술핵 재배치, 방송장악·적폐청산 논란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가 주요 경제·노동 현안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조직적 대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올 정도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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