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닌 '리튬-황 전지'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조원일 박사(사진)팀은 기존 액체 전해질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인공 고체-전해질 중간물질'(ASEI)을 사용해 리튬-황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리튬-황 전지는 양극으로 사용하는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와 더불어 반응생성물인 부도체와 추가로 발생하는 반응생성물인 '리튬폴리설파이드'라 불리는 중간 종의 형성이 단점으로 지목돼왔다. 이 물질들은 전극 물질의 손실과 낮은 재이용률 문제를 일으켜 전지의 용량과 충·방전 수명을 감소시키고 화학적 단락을 발생시켰다. 또 다른 문제는 충·방전 시 음극인 리튬의 높은 반응성과 불균일한 전착이 과열·전해액 분해·리튬 손실 등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충전과정에서 리튬 이온의 불균일한 전착은 분리막을 꿰뚫게 되는 이른바 '덴드라이트' 성장을 발생시켜 많은 열과 스파크가 가연성 유기물인 전해액의 발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안전문제를 가져왔다.
연구팀은 리튬-황 전지의 양극과 음극 모두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공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방어막 역할을 하는 새로운 인공 고체-전해질 중간물질을 제조해 음극에서 리튬의 안정한 도금을 형성했다. 또 유사한 개념을 적용해 양극에서의 문제도 해결해 효과적인 황의 재이용률을 높였다. 이를 결합해 제조한 고성능 리튬-황전지는 1000회 이상 안정적인 충·방전이 가능했으며,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원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하는 차세대 이차전지 사용화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리튬-황 전지는 가볍고 에너지 출력이 높아 앞으로 드론, 자율주행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인이동체 사업단' 사업과 K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