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판매량 6만5000대 규모
전년 동기대비 102%나 증가
친환경차 보급확대 정책 영향
자율차 기술육성에도 적극적
올해 초 주춤하던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다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조금으로 초기 시장을 키우고 이후 규제 중심으로 전환한 중국 정부의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차 크레디트 제도를 발표한 이후 현지 전기차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실제 현지 시장조사업체 제일전동망이 집계한 10월 중국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 판매량은 6만5000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02%나 증가했다.
올해 10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 역시 37만7260대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 이 추세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 50만대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게 이 업체 분석이다.
이는 올해 초와는 다른 모습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 통계에서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단 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이 올해 초 전기차 보조금을 20% 가량 축소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중국은 대신 규제 카드를 내놓았다. 중국은 1년여 동안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신에너지차 크레디트 제도를 확정해 지난 9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오는 2019년부터 중국에서 파는 자동차의 10%를, 2020년에는 12%를 전기차로 팔아야 한다. 2020년에는 보조금이 완전히 없어지고 대신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를 싸게 팔아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독특한 시장구조와 '당근과 채찍' 정책이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공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1994년 상하이를 시작으로 주요 도시의 자동차 번호판 신규등록 숫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구매제한 정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에는 번호판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은 또 정책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만 59개의 정책을 발표하는 등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V2X(자동차·사물 간) 통신 기술 표준 관련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자율주행차 기술 육성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역업계는 중국의 친환경차 내수 시장이 크긴 하지만 아직 기술과 브랜드 인지도 문제 등으로 국제적인 수준에 이르진 못한 만큼 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2월 전기차를 '전략적 신흥산업 중점 제품 및 서비스 지도목록'의 핵심 내용으로 정해 국제 교류와 합작, 연계 등으로 기술 향상을 추진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 관계자는 "중국 기술력은 아직 세계 수준과 차이가 있어 세계적 기업과 전략적 제휴, R&D 투자를 지속 강화할 전망"이라며 "현지 시장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중국 기업과의 협력, 충전소 등 기초 인프라 시장에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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