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데이터 바탕 패턴 반복학습
영상 분석해 도로 파손 자동감지
사고 예방·관리 비용 절감 효과
정확도 높여 내후년 전구간 확대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에서 대형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포트홀'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키로 하고 시스템을 개발했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포트홀 탐지시스템을 개발, 이르면 내년 중 고속도로와 국도에 적용해 도로 관리의 효율을 높이고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이어 단계적으로 전체 고속도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15일 도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영상분석 기술을 적용한 포트홀 탐지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서 테스트한 데 이어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딥러닝 기반 탐지시스템은 지난달 도로공사 군포지사 관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포트홀 시스템은 고속도로 유지보수 차량이 촬영한 도로 영상을 분석해 파손된 부분을 스스로 찾아낸다는 게 핵심이다. 영상카메라와 GPS(위성측위시스템) 단말기가 설치된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한번에 2개 차로의 영상을 촬영해 도로에서 포착한 형상이 포트홀인지 여부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전에 사람이 직접 유지보수 차량에 타서 육안으로 확인하던 것에서 AI 기술을 이용, 처리속도와 정확성을 훨씬 높일 수 있게 됐다. 포트홀이 발견되면 차량에 설치된 GPS 단말기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포트홀이 발견된 곳을 지도에 표시한 후, 보수공사에 활용한다.
한국도로공사 ICT센터 관계자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포트홀 데이터를 입력해 반복 학습시킨 후, 포트홀의 특징을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는 '학습모델'을 만든 게 핵심 기술"이라며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얼굴인식 기능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포트홀 시스템이 도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교통사고 발생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사람이 직접 순찰을 돌며 도로 위의 사고나 위험요소를 처리해왔다"며 "육안에 의존해 포트홀을 찾고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다 보니 업무가 비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만 3만7000여 개의 포트홀이 확인됐으며, 서울시는 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연간 10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로공사는 포트홀 시스템을 통해 연평균 200건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연간 2억6400만원의 도로관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트홀 시스템은 고도화 과정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중 고속도로와 국도에 적용할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현재 90% 정도인 탐지 성공률을 90% 후반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시범 운영 중 추가로 수집한 데이터를 재학습하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며 "내년에 한 개 관내에 운영한 후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공률을 높여 내후년 고속도로 전체 구간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보람기자 BBora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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